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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포니아상도동 Feb 13. 2022

멀리보기 위해 오른다

등산을 다니다보면 더 높은 산을 오르고픈 욕심이 든다.

더 어려운 것을 견디고 해내었다는 성취감을 느끼고 싶은 욕심이겠지.  


높이가 주는 짜릿함이란 그런 것 같다.  이전보다 더 높은 곳을 올라왔다는 사실에 자신감이 고무된다. 

자신감은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도 바꾼다. 

정상에 올라본 산, 그 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산은 더 이상 "높은 산"이 아니다.   "높은 산"의 기준이 바뀐다. 


이전에 올라보지 못했던 높이. 보다 높은 산만 찾아다니게 된다.  

등산이라는 순수 행위에서 즐거움을 찾지 못하고, 높이가 주는 '숫자'에 집중하고, 그 상대적 비교값 만큼 내 만족감이 결정된다.  


정상에 앉아 땀을 식히며 산 병풍을 바라본다. 그러다 깨닫는다. 

높은 산에 올라오니 이전에 보이지 않던 풍경이 보인다.  앞산에 가려 있던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도시가 보이고, 다리가 보이고, 이야기가 보인다. 

 

그래. 

'높이'는 '멀리보기 위함'이야. 

'높이'가 주는 특혜이자 최고의 보상은 '멀리 볼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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