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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hnstory Feb 12. 2023

지금 내가 서있는 이곳

[조금은 늦은 후기] 코로나 확진 3일 차, 못하는 것 빼고 다 해본다

 글쓰기가 참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내어놓기 전까지는 언제나 수정이 가능하다는 점은 저처럼 초심자의 입장에 있는 이들에게는 대단한 위안이 됩니다.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의 저는 3일 전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고 자가격리 중에 있습니다. 확진 첫날은 정말 많이 아팠습니다. 저의 경우는 특히 근육통이 심했는데 약을 먹으면 조금 나아지고, 시간이 지나 약효가 떨어지면 다시 통증이 몰려왔어요. 다른 것 보다 밖에 나갈 수 없기에 걷기는커녕 달릴 수 없다는 사실이 힘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 봤는데, 이 참에 못 읽었던 책을 읽고 쓰고 미뤄두었던 글을 쓰는 게 좋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이 시간이 지나면 온전히 독서와 글쓰기에만 집중하는 것이 한동안 어려울 수 있으니 말이죠. 물론 이것도 제 몸상태가 허락해야 가능한 것이겠지만, 아프다고 누워만 있는 게 저에게는 회복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한 후로는 가급적 방안을 돌아다닌다거나 책상에 앉아서 책을 보고 글을 쓰는 것이 되려 회복에너지를 활성화시키는 것 같다는 강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끔 예기치 못한 건강상의 문제가 생기거나 긴급하게 해결해야 할 일들이 발생하면 지금껏 유지해 오던 루틴은 영향을 받게 됩니다. 기상시간, 명상, 독서, 운동, 글쓰기 등 나를 위해 오랜 시간 유지해 오던 습관의 실행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생기게 되죠. 이런 상황이 되면 저는 불안합니다. 사실 하루 운동을 못한다고, 책을 읽지 못한다고 저의 성장이 퇴화의 길로 접어들지는 않을 텐데 하루 종일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 없어요. 저녁에라도 마무리할 수 있다면 정말 다행인데 그럴 수 없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럴 때 저는 이렇게 생각을 유도합니다. 루틴의 실패가 아닌 휴식의 성공이라고 말이죠. 대다수의 자기 계발 서적, 특히 성공을 지향하는 이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책들은 치열한 노력을 이야기합니다. 모두가 하는 평범한 노력으로는 결코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없다고 말하고 저 역시도 그것이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집요한 노력에도 실패의 시간이 다수 누적되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 삽니다. 노력이 곧 성공이라 착각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치열한 노력'이라는 표현을 '다수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실행'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지점이 성공에 무게를 두고 있다 보니 이면에 있는 가치 있는 실패가 주는 의미를 폄하하고 피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저 역시도 그렀었고요. 이번 글을 기획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라는 콘셉트를 염두에 두고 고민하다 보니 실패를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아름답다고만은 할 수 없는 우리의 좌절은 생각보다 값진 교훈을 남깁니다. 표면적인 상처에 가려져 우리가 잘 보지 못할 뿐이지요. 저는 제 아이들이 앞으로 겪게 될 수많은 실패들을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선명하다면 그 실패의 과정도 의미 있을 수 있을 테니까요. 먼저 스스로를 잘 들여다보는 법부터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려면 건강을 최우선으로 잘 챙기라는 당부까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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