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브런치 라디오> 시즌2 작가 공모전
“갑질”이라는 단어, 누군가에는 불쾌함으로 또 누군가에는 사이다같은 느낌을 줄 수 있겠다. 해당 단어를 선택하였을 때 고민 정말 많이 되었다. 내게는 부정적 어감으로 다가오는 단어였기 때문에. 몇 번을 썼다 지웠는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선택하여 브런치북으로 발행한 이유는 단 하나였다. 소외받는 이들이 내 주변에 너무나도 많아서. 나도 물론 포함되고 말이다. 감히 그들에게 작은 위로라도 주고자 연작소설 형태로 적어봤는데 많이들 보셨는지는 역시 모르겠다.
브런치를 몇 년동안 틈틈이 이용하면서 여러 브런치북들을 봤다. 공감가는 내용이나 주제로 아침 출근길을 기분 좋게 만든 브런치북도 있었고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아 한참을 보게만든 브런치북도 있었다. 정식 발행이나 발간은 아닐지언정 넷상에서만이라도 나의 필명(혹 본명)과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책으로 만든다는 건 분명 매력적인 일이다.
솔직히 말하면 알리고 싶어서다. 사실 이번 공모전에 준비하면서 브런치 톡채널이라던지 브런치 라디오가 있는 줄 몰랐거든. 이 참에 이번 기회를 이용하고 싶었다. 청중이라 불러야할지 모르겠지만 이름 모를 전국의 불특정 독자들에게 세게 피드백도 받고 싶은 마음도 커서.
무엇보다 남들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일터에서 묵묵히 사회적 억압과 횡포에 굴하지 않고 일할 이 시대의 표상들에게 알리고 싶은 욕구가 강해서다. 혼자가 아니라는 인식, 멀리서나마 함께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인식, 이를 통한 무형의 연대의식을 형성하고 싶은 메시지를 내 브런치북 「이제 갑질 좀 해도 될까요?」에 담았다.
본 책에서 계몽적이나 교훈적 내용은 일절 없다. 국내 근현대를 대표하는 소설 중 하나인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약간 오마쥬하긴 했지만. 주인공은 브런치북을 보고 있을 바로 ‘당신’이다. 하루의 일상을 롱테이크 형식으로 담아 18개의 소제목으로 다시 나눴다. 웹툰 <송곳>처럼 회사의 부당한 처우를 개선하고자 조직적으로 노동쟁의를 펼치는 극적인 서스펜스도 없다.
그럼에도 내 브런치북을 소개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타인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거다. 몰입할 수 있다, 이야기의 무대, 환경, 연결되는 모든 것들을 본인에 맞춰 재구성할 수 있다. 내 이야기, 내 목소리, 내 생활을 누구에게 들키지 않고 머릿속으로 상상이 나래를 펼치기 용이하기에 내 브런치북을 추천한다.
책 제목인 「이제 갑질 좀 해도 될까요?」는 결국 주인공(화자)이 갑질을 하는 게 결말이 아니다. 세대 간 전승으로 물려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누가 만들고 싶어 하겠는가. 그저 ‘나’라는 존재를 인식하고 내가 얼마나 힘든지 또 노력해왔는 지를 알아봐달라는 무언의 호소로 이해하면 받아들이기 편하겠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소통과 공감, 관계에 여전히 목말라있다.
갈음한다. 기존 브런치북에서 자주 접해보지 못한 문학장르이라는 약간의 이점은 여기서 접겠다. 시즌2가 안되면 시즌3, 시즌4에서도 한결같은 목소리로 난 얘기할거다. 2021년, 2022년에도 자신의 정체성은 뒤로한 채 상대방에게 맞춰만 주는 삶을 살고 있을 ‘당신’을 생각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