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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윤채(가제)]

1화 "첫 인사 드립니다(직장생활 이야기)"


알립니다.

본 글은 저와 개인적으로 '51주 챌린지'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올린 이야기를 당사자의 동의 하에 공유합니다. 실제 발달장애 당사자가 자신의 관점으로 사회이슈와 일상을 여과없이 드러낸 이야기인 만큼 편견없이 봐주시길 권합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2024년, '51주 챌린지'란 이름으로 수필을 연재하게 된 성윤채라고 합니다.

앞으로 장애인고용, 사회참여, 이동권 이야기 등을 하면서 저의 이야기도 함께 할 겁니다.



오늘은 본격적인 연재에 앞서, 제가 누군지 궁금하실 듯하여 간단하게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저는 현재 대구에 살고 있는 만 34살의 성인 자폐성 장애인 당사자이며 성인 자폐성 장애인 자조모임 'estas' 총무로 있습니다. 방금 언급한 ‘estas’를 소개해드리면 지난 2013년 9월에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성인 자폐성장애인 당사자 자조 모임입니다. 본격적인 활동은 제가 합류(2017년 2월 말)하기 직전이던 2016년 하반기부터 진행했어요.


이외에도 단국대학교에서 학사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9년 가까운 시간 동안 직장 생활을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제가 경험했던 직장 생활은 세 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로, 2013년 1분기에 대구 중구에 소재한 한 중소인쇄업체에서 인턴으로 일했는데, 사무보조와 생산보조(각종 케이스를 접는 작업, 케이스씰포장기로 접착하는 업무 등)를 맡았습니다.


두 번째로, 2015년 1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연 단위로 고용계약했던 문경시청 공공근로(주 40시간)로 일했습니다. 2015년에 문경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일했고, 이후 1년 10개월 동안 현재 본가가 있는 문경시 가은읍의 주민센터에서 행정보조로 있었습니다. 당시에 제가 맡았던 일은 각종 행사를 보조하고 전화 받는 업무 및 문서 정리, 문서 파쇄 업무 등이 있었어요.


세 번째로, 5년 8개월간 롯데하이마트에서 구성원으로 있었습니다. 2018년 2월부터 5월까지 인턴으로 있다가 2018년 6월에 정규직이 되어 2023년 10월까지 있었습니다. 당시 맡았던 업무는 영업이었는데, 판매하는 일은 많이 적었고, 여러 잡일이나 안내가 많았습니다. POP(구매 시점 광고) 작업, 안내 도우미 업무(고객 & 전화), 청

결 관리, 각종 문서 파쇄 등을 했습니다.



제가 지금 문득 생각해보니 취업과 사회생활을 위해 발로 열심히 뛰어서 성과도 있었지만, 어려움이 더 많았던 거 같습니다.

대학교 4학년 1학기 때이던 2012년 봄에 SK텔레콤을 지원하여 서류에서 합격한 후 건국대에서 SK그룹 인·적성검사(SKCT)를 봤었습니다. 그때 대비문제집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검사를 보는 바람에 아쉽게도 떨어졌지만, 그래도 기업들의 인·적성검사를 알게 되어 좋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2012년 여름이 되자 취업전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이 무렵부터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을 방문하는 일이 생겼고, 충청북도와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에서 주관했던 '충북청년스카웃+'에 참여하여 '충북우수인재상'을 받았습니다. ‘충북청년스카웃+’ 수료 후 1년 동안 이력서를 낸 기업이 300군데가 넘었지만, 면접에 오라는 곳은 대략 20곳도 채 되지 않았어요.


이후 대학 학사 졸업을 앞두고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2013년 1분기에 대구의 한 중소 인쇄업체에서 인턴을 한 후 청주에서 고속도로 톨게이트 영업소의 수습 생활을 잠시 경험했지요. 그리고 2014년 가을에는 아시아나항공의 인턴이 되어 잠시나마 서울 끝자락에서 생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모두 1년 이상의 계약직이나 정규직으로 가지 못하여 좌절과 여러 아쉬움을 맛봐야 했습니다.




그래도 그사이에 사회생활을 이어나가기 위한 여러 시도도 있었습니다. 2014년 11월부터 12월까지는 문경에서 엑셀 실무교육을 받았고, 병행하여 2013년 9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취업성공패키지로 제과제빵 교육을 받았습니다. 제과기능사는 취득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2015년 5월 7일에 제빵기능사를 취득했네요.


문경에서 공공근로로 장애인행정도우미(주 40시간)로 일할 때 기간제라는 한계도 일부 있었지만, 그래도 1년간 일할 수 있어서 마음이 든든했고, 정시 출퇴근이었던 부분은 좋았어요. 그러나 2016년 가을부터는 생각이 서서히 바뀌더라고요. 제가 큰 도시(청주, 대구, 서울)에서 오래 살다 보니 문경보다는 큰 도시에서 생활하는 것이 마음이 편했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큰 도시로 나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2017년 초여름부터 2018년 초여름까지 1년 동안 격동의 시기를 보냈는데, 2017년 여름에 대구까지 가서 컴퓨터활용능력 교육을 이수했고,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도 취득했습니다. 10월에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토익도 응시했답니다. 그리고 동시에 앞으로 내가 생활할 지역을 고르고 다른 지역으로 취업을 알아보러 다녔고, 틈틈이 면접을 보는 노력 등을 하면서 한동안 인생에서 여러 중요한 선택을 내려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많은 고민 끝에 다시 대구에서 생활하게 되었지요. 해당 지역에서 롯데하이마트와 인연이 닿아 일하게 되었는데, 적어도 5년 동안 구성원으로 있어야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사회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2022년 봄에 위기를 맞았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갑작스럽게 찾아와 정신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결국 2022년 하반기에 잠시 휴직한 후 마음이 어느 정도 호전되어 12월 중순에 복직할 수 있었습니다. 한동안 잘 다니려고 노력했으나 결국 2023년 8월 마지막 주말에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물론 여러 이점도 있었지만, 5월부터 다시 마음 상태가 나빠지고 있었고, 건강과 마음을 챙기고 다시 사회생활에 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기에 퇴사하게 되었네요.


10월에는 롯데하이마트 퇴사 후 여러 일이 있었는데요. 대표적으로 두 곳의 특수대학원 석사과정 지원, 그 해 11월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전문 강사 취득, 이번에 장애인식개선지도사 1급을 취득한 일이었습니다.



저의 직장생활과 사회생활 경험을 하면서 사람마다 동기부여가 되는 시기와 기회가 오는 시기는 각자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과감하게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올 것이며 삶의 변곡점이 생길 것입니다. 이때를 잘 활용하여 기회를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매주 올라오는 제 이야기, 앞으로도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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