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 친구 윤채(가제)]

8화 "대학원 오리엔테이션과 수강신청(학습권)"

알립니다.

본 글은 저와 개인적으로 '51주 챌린지'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올린 이야기를 당사자의 동의 하에 공유합니다. 실제 발달장애 당사자가 자신의 관점으로
사회이슈와 일상을 여과없이 드러낸 이야기인 만큼 편견없이 봐주시길 권합니다.

어느덧 여덟 번째 시간입니다.


제가 이번에 대구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석사과정을 새롭게 시작합니다. 앞으로 생활하면서 여러 변화를 겪을 것 같습니다. 이제 어떤 것들을 경험할지, 그리고 삶이 어떻게 변할지 정말 궁금해지더라고요. 오늘은 주로 오리엔테이션과 수강 신청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KakaoTalk_20240314_170820427_22.jpg

지난 1월 25일이었습니다. 이날 오후 대구대 사회복지대학원으로 결정한 후 바로 최종 등록(등록금과 입학금을 냄)을 했지요. 그리고 이때부터 대학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2월 24일)때까지 한 달 동안 다섯 차례나 학교를 찾았습니다. 왜냐하면 대구대가 전국 캠퍼스 중에서 세 번째로 넓어서 학교 지리에 익숙해질 필요도 있었습니다. 강의실로 이동할 때도 혼선이 없어야 학기 초 생활이 좀 더 나을 것으로 느꼈기 때문이에요.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 대학원 신입생 학사안내서(PDF 파일)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2월 23일 오후에는 학번도 새로 부여받았습니다. 학번을 부여받자마자 대구대학교 TIGERS(학생) 종합정보시스템에 접속하여 어떤 기능이 있는지 둘러봤습니다. 주로 쓰는 기능을 즐겨찾기 메뉴를 눌러서 ‘My Menu’로도 넣을 수 있으니 더욱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겠더군요.




마침내 2월 24일이 되었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어떤 의상을 입을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대학원 생활의 첫 시작인 만큼 양복을 입는 것도 생각했으나 그냥 평소처럼 깔끔하게 입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늦겨울이나 초봄에 입는 점퍼와 회색 니트 등을 입고 집을 나섰습니다.


KakaoTalk_20240314_170820427_08.jpg

무사히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장소인 대구대학교 본관(성산홀) 17층에 도착했습니다. 먼저 행사장에서 작년 11월에 대학원 면접 때 만난 학우와 면접을 안내했던 조교 선생님도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고요. 또, 팔공산과 저 멀리 반야월까지 보이는 전망도 좋았습니다. 이외에도 간단한 다과도 분위기도 편한 편이어서 부담 없이 안내받을 수 있을 거 같아 좋았습니다.


오후 1시 5분에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올해 대구대 사회복지대학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은 남다른 의미가 있는데요. 학교 초기부터 함께한 사회복지대학이 개교 이래 최초로 60주년(사회복지대학원은 42년)을 맞았기 때문입니다. 이를 기념하여 특별히 박순진 대구대학교 총장님께서 오셔서 축하해주셨을 정도였습니다.


KakaoTalk_20240314_170820427_14.jpg

이번 신입생을 보니 학교와 가까운 지역에서 다니는 경우도 많았으나 구미, 포항, 울산 등지에서 오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만 있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먼저 대학 학사 때 다른 전공을 전공한 학우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경영학을 전공한 저뿐만 아니라 공대에서 학사를 전공한 구성원도 있었습니다. 그다음으로 50이 넘은 나이에 만학도로 입학한 구성원도 있었고요. 이외에도 현재 대구시에서 일하는 공무직이나 중견 공무원도 있었습니다.


이번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일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수학점, 논문과정/비논문과정 커리큘럼, 외국어 및 졸업 시험 관련 정보를 얻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학생회 소개 및 안내까지 있어서 유용한 시간이었습니다. 자기소개 시간도 있었는데 구성원들이 따뜻하게 맞아줘서 고마웠습니다. 저는 자폐성 장애인 자조모임 ‘estas’ 총무와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전문 강사로 소개했지요.




행사 마지막에는 교수님과의 간담회 형식으로 학술행사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준상 교수님의 ‘발달장애인의 자립과 탈시설 문제’ 학술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이준상 교수님을 소개해드리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제35대~37대 경상북도사회복지사협회 회장으로 있었고요. 지역사회에서 지역 사회복지, 장애인 복지와 관련된 연구과제, 조사 등을 하셨습니다. 현재 대구대학교에서 사례관리론과 장애인 복지론을 주로 담당하고 있으며 관심 분야는 사회복지 방법과 장애인입니다.


이준상 교수님께서 준비한 자료를 보면서 “사회복지와 장애인 정책 등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오리엔테이션에서 각 구성원이 학우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꼈고요. 교수님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이슈를 가지고 이야기한 부분도 좋았기에 잘 참석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KakaoTalk_20240314_170820427_15.jpg

2월 26일부터 27일까지는 신입생 수강 신청 기간이었습니다. 지난 2012년 8월 단국대학교 경영학 학사 이후 무려 10년 반 만에 대학에서 하는 것이었지요. 2월 26일 아침에 대학원 신입생 학사안내서(PDF 파일)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 나눠줬던 자료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번 학기에 꼭 해야 하는 필수 강의와 전공 심화 과목의 강의를 꼭 들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신청에 임했지요. 다행히 큰 어려움 없이 원하는 과목을 모두 수강했습니다.


수강 신청을 마친 후 학교 앞에서 출발하는 시내버스 막차 시간과 학교 주변의 식당, 생활시설을 알아보기 위해 학교를 찾았습니다. 대구대 시내버스 종점에서 막차 시간을 알아보니 오후 10시 20분이라고 하더라고요. 아마도 통학할 때 차를 가지고 다녀야겠어요.


KakaoTalk_20240314_170820427_17.jpg

대구대 시내버스 종점에서 막차 시간을 알아본 다음 학교 인근에 어떤 맛집이나 편의시설이 있는지 궁금하여 보러 갔지요. 길을 지나가다 보니 ‘환도네’라는 고깃집에 사람이 많더라고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먹어봐야겠구나 싶었습니다. 이외에도 이번 2월 29일에 대구대 정문 앞에 있는 부속건물 ‘라이트하우스’에 다이소가 새롭게 문을 열었고요. 학교 안에 써브웨이도 있었습니다. 이건 참 마음에 드네요.




이번 대학원 입학을 준비하면서 든 두 가지 생각이 있습니다.


첫째로 얼마 전에 대전 중도일보에서 본 기사가 하나 생각이 나더라고요. 지난 1월 2일 자 중도일보 19면에 안성혁 작곡가의 오피니언에서 ‘신세계로 과감히 나아가자’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생의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이를 불안을 극복하고 과감히 앞으로 나갈 때 신세계가 펼쳐진다”라고 나오는 부분이 있습니다. 여기서 불안은 잠시 강의나 일이 없어 실업 상태에 놓여 있는 부분이고요. 신세계는 앞으로의 대학원 생활과 새로운 사회생활(강의, 돈을 버는 부분)도 있고요.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전문 강사, 장애인식 개선지도사 등과 함께 낼 수 있는 여러 시너지 효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로 대구대 교훈이 ‘큰 뜻을 품어라.’라고 하지요, 인간애의 정신적 바탕 위에 만인의 복지와 개인의 행복을 조화시킬 수 있는 높은 이상과 실천의 힘을 가진 역군이 되어 국가와 사회를 위하여 헌신하자는 의미입니다. 어떻게 보면 저와 관련이 있기도 하네요. 저의 경우엔 다소 드문 사례에 속하기 때문에 이제 지역사회에서 그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성인 자폐성 장애 당사자가 학사로 경영학을 전공한 후 사회복지학 석사과정을 시작하는 경우가 드물기도 하고요.




사회생활(직장생활)을 8년 반 정도 진행했으며 그중에서 코스피 상장사, 대기업 계열사에서 사회생활을 잠시 이어갔던 부분도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여러 고비도 있겠지만, 이를 잘 극복하여 무사히 결실을 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장애인이나 모교(단국대, 대구대 등) 구성원, 지역사회에 희망이 되고 싶습니다. 저의 도전을 더욱 지켜봐 주세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