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갔다"(24.9.8일자)
본 칼럼은 [청년일보]의 요청을 받아 23년 11월부터 24년 9월까지
청년의 입장에서 바라본 사회이슈와 정책과 관련하여 정기연재 중에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공유 부탁드립니다 :^)
https://www.youthdaily.co.kr/mobile/article.html?no=164476
아주 오래전 인기를 끌었던 한 노래의 후렴구다. 지금은 세계적인 가수가 되었지만 첫 데뷔곡인 이 노래를 처음 들었었을 당시 대중들은 그를 이상한 사람 취급했다. "B급", "쌈마이"라는 식으로 여겼었던 그. 그도 이를 의식했는지 오히려 회피하지 않고 해당 이미지를 적극 활용했다.
어느새 본인만의 색, 영역이 갖춰지기 시작했고 자신의 장점으로까지 승화한 결과, 지금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독보적인 위치에 자리매김해있다. 최근 발표한 곡들은 과거 메가 히트곡들에 비하면 파워는 떨어지나 여전히 그가 런칭한 콘서트는 연일 매진일 정도로 녹슬지 않은 저력을 발휘 중이다.
그런 청년들이 있다. 꾸준히 한 우물만 파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 나가거나 대중들에게 어떤 의미로든 알려져 있는 인플루언서들. 보이지 않는 이면에는 칼럼의 타이틀 처럼 수도 없이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갔다"를 했었을 것이다. 어떤 분야나 경력이든지 말이다.
라떼 이야기 살짝만 하겠다.
내가 학부생시절이던 2010년대 초반에는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갔다"하는 걸 편견어린 시선으로 봤었다. 3학년, 실습을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다. 사회복지를 전공으로 선택하면 반드시 거쳐야하는 '통과의례' 같은 것이었다. 이 실습을 통하여 내가 졸업 후 실천현장에서 종사자로서 적성이 맞는 지 확인할 수 있기에 이를 분기점으로 전과하거나 휴학 혹은 아예 반수생으로 다시 준비하는 친구들도 더러 봤었다.
이런 친구도 있다. 연 1회는 필수이나 희망자에 한 해 한 번 더 실습을 신청하여 받을 수 있다. 몇 몇 대학교들은 2회를 의무로 잡긴 하였으나 대부분 1회에서 그친다. 필자 또한 4학년 때 한 번 더 실습을 하려했으나 모집기간하며 기관들이 많지 않아 결국 포기하였다. 사실 인턴십을 경험해보고 싶었는데 단과대 학회장이 되면서 그것도 물 건너 갔다. 대신 국가근로장학생으로 대학원에서 성실히 실무경험을 쌓았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3학년 때 어디서 실습을 해야 할 지 막막했었다. 보통 여름시즌에 실습기관들이 실습생들을 많이 모집한다. 그러나 실습분야를 비롯한 실습지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다. 그렇기에 이왕 한 달여의 시간을 두고 실습비까지 내면서 고생할 거 다들 좋은 곳에서 실습을 하고 싶어 하기에 경쟁이 치열하다.
새내기 때부터 대외활동을 많이 해왔기에 다들 "넌 걱정 없겠다" 말들 했지만 사실 제일 속이 탄 건 나였다. 되려 선택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고민 아닌 고민에 힘들어 했다. 왜냐하면 주변에서는 진로나 분야를 확실히 정하여 그쪽으로 차곡차곡 포트폴리오를 쌓고 있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모교 교수님이나 후배들 얘기 들어보면 더 심화되었다고는 하는데, 요즘은 복지현장으로 잘 가려하지 않아 사람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럼에도 실습지 구하기는 여전히 "하늘의 별따기"라고.
결국 오랜 고민 끝에 한 번 도 경험해보지 않은 '사례관리·어르신복지'를 선택하여 이대성산종합사회복지관에서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매일 주어지는 과제에 프로그램 진행 및 신경 쓸게 많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만큼 배운 것도, 얻는 것도 비례하여 컸기에 포기 않고 끝까지 하였다. 여기에는 마찬가지로 고생한 동료 실습생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잠시 길을 돌아가도, 내 전공이나 진로와는 조금 다르더라도 목표한 바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두루 경험해보라고 권한다.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갔다하면 어떤가. 언뜻 보면 "굳이?"라는 반응을 주변에서 보일지언정 나중에는 '그때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더 많았다. 이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듯이 이 세상에 쓸모없는 경험 또한 없다고 믿는다.
졸업하고 취업준비생이 돼서도 마찬가지다. 단, 그 상태에서는 전제는 붙여야겠다. '영원히 이 삶을 유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당장은 노는 것처럼 보여도, 자꾸 자신의 적성이나 진로를 찾지 못하여 불안한 나머지 여기저기 두들겨도 괜찮다. 청년이라는 시기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뿐더러 도전해도, 실패해도 용인하는 유일무이한 시기니까.
그러다보면 어느새 구불구불 길을 돌아와도 목표점에 도달한다. 그것이 직업을 갖는 것이든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는 것이든 혹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