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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스토리가드닝 모음집3]

복지수다⑥ - "이런 이용자(당사자), 좋아요 혹은 싫어요?"(1편)

위 모음집은 필명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하는 7명의 사회복지사들이 2024년 3월부터 12월까지 참여한 챌린지 내용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4가지 주제와 관련하여 주1회 올린 글들을 2~3편씩 나눠 올릴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피드백이 저희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복지단상] - 복지현장에서 종사자로서 느낀 개인적 성찰 혹은 경험담 공유
[복지이슈] - 최근 거론되고 있는 복지계 이슈와 관련한 자유로운 생각나눔
[복지수다] - '만약에 OOO이었다면?'라는 식으로 역발상 형태로 가정
[자유주제] - 사회복지 외 다른 주제 선택

[필명: 폴레폴레(사회복지 13년차)]


도움을 당연한 듯 여기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작은 도움이라도 크게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있습니다. 누구나 그렇듯 도움을 당연한 듯 여기는 사람에게는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8년 전 만났던 A할머니는 그 당시 저에게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어떠한 것이든 A할머니는 늘 감사하다는 표현을 하셨거든요. 주변 지역주민들에게도 복지관과 담당 사회복지사의 도움으로 살아간다고 늘 말씀하셨었습니다. A할머니 덕분에 직원들 모두 힘이 난다 할 정도였으니까요.


어느 날, A할머니 댁을 우연히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듣고 말았습니다.


이렇게라도 해야 사람들이 나를 찾지.
안 그러면 늙고 병든 노인네 누가 찾아주겠어.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했습니다. 할머니와 약속을 하고 방문한 것이 아닌, 인근을 지나다 들른 상황이었습니다. 때문에 인기척을 내지 않고 그저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할머니의 말씀.


내가 그걸 다 가져다 어디에 쓰겠어.
고맙다고 하니까 복지관에서도 하나라도 더 줄라고 하고,
나한테 한번이라도 더 신경을 쓰며 찾아오잖아.

어디에 아쉬운 소리 안 해도 되고.
알아서 도와주려 하는데 그걸 마다할 필요는 없잖아.
고맙다는 말 한마디면 되는 것을


순간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머니는 (물질적인)도움이 필요한 게 아닌, 그저 사람이 그리우셨던 것임을요. 일방적으로 보이는 무언가를 드리는 게 다가 아님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후 A할머니를 위하여 복지관에서는 가족봉사단을 연계, 진짜 가족은 아니지만 할머니와 끈끈한 관계를 맺고 지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가족봉사단과의 인연 덕에 행복했다고 말씀하시며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 날 이후 상대방에게 필요한 도움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 도움을 드리고자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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