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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hnny Kim May 12. 2018

#16_아아 바쁘구나

두 번의 제주도와 한 번의 베트남. 나의 봄은 그렇게 바삐 지나간다.

일이 참 이상하리만치 몰리는 달이 있다. 돈이 돈 냄새를 맡고, 일이 일 냄새를 맡는다나. 큰 일정 하나가 잡히면 그 앞 뒤로 조그만 일들이 빼곡히 몰리는 경험을 하곤 한다. 지난 달 다녀온 베트남 출장 직전에는 마감해야 할 일이 쌓여 있었고, 저번주에 다녀온 제주도 일정은 출장-업무-회식-복귀를 24시간 안에 끝내야 하는 강행군이었다. 글을 쓰는 이 순간에 전화를 받았다. 제주도에서 같이 사업을 하고있는 대표님이, 다음주 중에 한 번 더 내려와달라신다. 그래. 나의 봄은 한없이 바쁘려나보다.


가끔은, 열심히 살지 않겠노라 다짐하곤 한다. 충분히 고생했으니 편하게 살고야 말겠다고. 그래서 일부러 핸드폰을 저 멀리 던져 놓고 오후 두시까지 늦잠을 자며 침대에서 뒹굴곤 한다. 우울증을 이겨내고 있는 나를 향한 귀여운 처방이랄까. 밤새 게임을 해 보기도 하고, 드라마를 정주행하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밥이고 밤이고 신경 안 쓰고 일을 불태우는 나를 발견할 때면, 참... 나란 녀석은 평생 편히 앉아 가만히 뒹구는 건 못 할 운명이구나 싶다. 언젠가 나를 표현하며 이런 수식어를 쓴 적이 있다. 올 나잇 워커홀릭이면서, 동시에 프로 백수라고. 꽤 오래 전에 쓴 글이지만, 그 부분에서만큼은 여전한 것 같다. 일이 재미있냐고? 그렇다. 요즘엔 내가 처음 가보는 길을 뚫어내는 성취감이 참 좋다. 


좋은 기회로 외부 작업실을 얻게 될 것 같다. 위치는 600년 한양 도성의 전통적 핫플레이스. 뭔가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타이밍도 사무실 조건도 참 좋다. 나도 직장인 느낌을 내 볼까나.바쁘게만 살기는 싫은데. 그렇다고 안 바쁘자니 괜시리 마음이 불편하다. 


덮어두었던 여행기를 계속 써보려 한다. 이렇게 짧은 글을 여러 편 쓰면서, 글을 다시 손에 잡게 됐다. 내 글을 좋아하는 독자도 새로 생겼고:) 좋다.


아아, 바쁘구나.

아아, 즐겁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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