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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 속 고독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군중심리'를 읽고

by 우인지천

약 130년 전, 프랑스를 배경으로 군중 심리를 다루는 책이다.

그렇다고 오늘을 사는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단정해 버리면, 큰 착각이다.


과학적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세의 뇌는 적어도 10만 년 전 현생 인류의 뇌에서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한다.


문명의 발전은 있었지만, 군중 심리 측면에서는 그동안 엄청난 진보가 있었다고 말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저자가 설명하는 당시 상황대신 현재 상황을 대입하면, 유사한 군중심리와 행동을 발견할 수 있다.


즉, 혁명 또는 전쟁 당시의 군중심리는 지금도 유효하다고 할 것이다.


책의 한 구절이다.

이러한 교육제도의 근본적 위험은 지능이란 교과서의 암송에 의해 개발될 수 있다는 심리학적 오류를 기초로 하고 있는 점에 있다. 이러한 관점을 받아들여 가급적 책 속의 지식을 많이 주입시키는 데만 골몰하게 되었다.


130년 전 세태를 꼬집는 얘기로 들리는가?

여기 다른 구절도 있다.


자기들을 국록 받는 관리를 만드는 데 기를 쓸 뿐 다른 자리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프랑스의 학교는 인생을 준비시키는 교육이 아니라 공직을 차지하는 교육만을 준비시키고 있는데, 그러한 공직에서는 자율성의 필요도 없고 개인적 독창성의 자질이 전혀 없이도 성공할 수가 있다.


저자는 교육받은 자 들 중에서 국가공무원이 되기를 희망하여, 그렇게 되지 못한 사람들은 국가에 불만을 가진 군중이 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위와 같이 얘기한다.


군중 속에 들어가게 되면, 자신의 사회적 위치나 신분도 의미가 없어진다. 오직 군중의 움직임에 따라서 자신도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지위 고하에 관계없이 사회의 어느 계층 사람이나 일단 고립된 위치를 떠나 군중 속에 끼게 되면 재빨리 리더의 영향권 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저자는 군중의 힘이 더 강해지는 것을 강조하지만, 그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고 보았다.

즉, 군중이 문명을 창조하지는 않지만, 낡은 문명은 파괴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군중은 이성이 아닌 감정의 지배를 받으며 편협해지기 쉽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군중의 여론은 감염에 의해 전파되며, 결코 논리에 의해 전파되지 않는다.


현대 사회에서도 사회적 광풍이 불거나, 투기 심리가 사회에 만연할 때도 이러한 군중심리가 여지없이 작동된다. 우리 모두는 개인이면서, 잠재적 군중의 구성원인 것이다.


어떠한 연유로 인간이 이러한 군중심리를 가지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원시 부족의 심리가 남아 있어서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지만)


때로는 군중 속의 고독을 즐겨야 하는 이유는 분명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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