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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의 고정관념과 기준점

-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를 읽고

by 우인지천

"울적한 일이 있다면, 그럴수록 운동을 해라"

"어른들 말씀을 귀담아 새겨 들어라"


이러한 일상적 조언이 왜 맞는지, 뇌과학자들의 연구결과를 통해서 알려준다.

하지만, 연구결과의 한계도 함께 언급하니, 더 신뢰가 간다.


덧붙여, 윤리적 이유로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에 한계가 있고,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으므로 정확한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알려준다.


중년, 저자가 얘기하는 40~68세, 에게는 희망을 주는 내용들이 많이 실려있다.

그중에서, 중년이 20대일 때 보다 더 영리하다는 과학적 증거가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글 번역본의 책 제목은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이다.

저자를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원서의 제목은 'The secret life of the grown-up brain'이다.


이미 성장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중년의 뇌에는 비밀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젊은 세대가 아닌, 중년의 뇌에서 일어나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비밀들을 공유하고자 했다.


초판이 2011월 1월이다.

벌써 12년 전, 책 출간에 필요한 사전 조사는 더 이전에 이루어졌을 것이다.


그때 이후로 지금까지, 뇌과학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의미 있는 발전 또는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만으로도 중년의 삶에 의미를 더 해 줄 수 있는 것들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서, 살아오면서 들었던 얘기 중에 이제는 상식으로 받아들이는 것들이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래와 같은 고정관념이 개인의 인생을 설계하는데 알게 모르게 기준점이 된다.


'머리 조심해라, 뇌세포는 한 번 죽으면 다시 안 살아난다.'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다.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하지만 저자는 이것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라고 전해준다.

즉, 단순 기억들은 노화 과정에서 퇴화하는 것이 지극히 정상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누군가의 이름이 갑자기 생각이 안 난다거나,

주방에 왔는데, 내가 방금 하려고 했던 것이 생각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중년의 뇌를 신체의 퇴화와 동일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중년의 뇌는 단순히 기억력이 퇴화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지혜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준점을 가지면 인생을 보는 눈도 달라진다.

나이 들었다고, 중년이라서 의기소침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가 되어야 한다.


이렇게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나이가 들어서도 뇌세포는 계속 생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단, 계속해서 건강한 뇌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중년에 한해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


책을 읽다 보면, 중년을 연구하는 뇌과학의 의미 있는 전진을 빨리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전달된다.

저자 본인이 중년이므로, 누구보다 관심 있는 주제였을 듯하다.


하지만,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내용들도 상당하다.

뇌과학적으로 풀어내고 쉽지만 그 한계도 솔직히 얘기한다.


그렇지만, 뇌과학자들은 확신한다.

노화를 늦추고, 지혜를 갖춘 중년으로 살아갈 수 있는 날이 곧 올 것이라고.


가짜약으로도 치료가, 일명 플라시보 효과, 가능하다고 하지 않은가?

건강한 중년을 위한 책 속의 조언에 무한 신뢰를 보내고 실천한다면 본인에게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뇌과학의 획기적 성과가 있기 전까지, 유산소 운동을 하고 블루베리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또한, 의도적으로라도 뇌의 양쪽을 사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악기를 배울 수도 있고, 외국어를 하나 익힐 수도 있다.

시각화로 기억하고자 하는 대상을 떠올려 보는 훈련도 바람직하다고 한다.


중년을 위한 뇌훈련법도 연구되고 있다고 하니,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하다.

그때까지는, 나이 60이 되어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을 잘 유지해야겠다.


이 책이 더 현실적인 이유는, 우리나라도 2040년이 되면 인구 3명 중 1명이 65세 고령인구일 것이라는 통계청의 관측도 있다.

통계청 "2040년에는 인구 3명 중 1명 65세 이상 노인" (imbc.com)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 책의 중년 이야기도, 미래의 고령인구도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중년을 개척하고 싶다면 참조할만한 책이다.


한편으로, 이 책이 한국경제의 미래에 대한 실마리를 줄 수도 있을 듯하다.

청년의 일자리와 중년의 일자리는 서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세대 공존이라는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힌트를 뇌과학이 제공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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