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역량은 판매율이다
책이 나왔다.
책이 나오면 저절로 팔린다는 생각은 안 했지만, 출판사라는 거인의 어깨에 기대면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난 아마추어 초보작가이고, 그들은 프로이니까.
적어도 내가 모르는 판매 기법과 노하우가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다시 한번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기 위해서 작성했던 출간기획서를 들여다본다.
원고의 차별점과 마케팅 전략이 들어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원고를 작성할 때까지 출간기획서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출판사 투고 시점에,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투고하는지 책도 찾아보고 SNS에서 확인도 해 보니,
출간기획서를 작성해서 보내면 채택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도 한 번 작성해 보자고 시작하였다.
"별 거 없네?"
5분 만에 작성을 끝내고 혼잣말을 했다.
그랬다.
생각 없이 적었더니 5분이면 충분했다.
그리고, 잊고 있었다.
이제는 출판사로 넘겼으니, 내 할 일은 다 했다는 홀가분함이 찾아왔다.
그리고, 도서 출간 후 다시 출간계획서를 들여다본다.
투고 시점에 작성된 차별화와 마케팅 전략은 전혀 적용이 안 되었다.
왜일까?
구체적인 타깃 독자를 생각하지 않고 작성한 것이었다.
30대~40대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것이라는 막연함, 그것뿐이었다.
출판사는 이렇게 접근해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던 것이었다.
이제는 안다.
구체적으로 독자를 구분하고, 잠재 독자들에게 어필하는 책이 되어야 하는 것을.
타겟층이 명확해진다는 것은, 원고의 방향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같은 내용이라도 이야기의 전개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왜냐하면 동시대를 살아가지만, 저마다 바라보는 세상은 다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책의 제목과 홍보 문구도 달라진다.
맞춤형 문구로 감성을 터치해야 한다.
그들의 생각
그들의 언어
그들의 문화
독자 입장에서 쓰지 않은 글은, 돈 주고 책을 살 독자가 없다는 의미이다.
독자의 마음을 알아주고 인사이트까지 제공한다고 해도, 팔린다는 보장이 없는데
그 반대의 경우는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책을 한 권 내면서 인생을 배운다.
독자의 갈증이 무엇인지?
어떻게 독자의 감성을 터치할지?
왜 이 얘기를 하는지?
그래서 독자가 얻는 것은 무엇인지?
독자와 어떻게 라포(Rapport)를 형성할지?
내 얘기라고 생각되어야, 목차라도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인지상정일 것이다.
초보작가의 딱지를 떼기 위해서, 오늘도 출간여정을 기록하고 복기한다.
그리고 잊고 있었던 사실도 다시 떠 올린다.
영업맨이 아니더라도, 영업마인드가 있다면 하는 일이 더 잘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