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계발 도서의 힘겨운 홍보 기록
솔직히 지금도 어떻게 홍보를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첫 단독 도서를 출간하고 여러 가지 홍보 노력들을 해 보았고, 그 기록들을 남기려 한다.
사실 예전 같으면 이런 글도 안 남겼을 듯하다.
평소에 SNS로 개인 신상 얘기 하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니 그런 걸까?
아니면, 한 권이라도 더 팔아 보려는 욕심이 앞선 걸까?
그보다는 50대가 되면서, 마음의 여유가 조금 생긴 것 같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얘기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이 들고,
혹시나 나의 작은 기록들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기대도 해 본다.
다시, 책을 내기로 했던 마음으로 돌아가 본다.
평상시에 Facebook, 인스타는 하지 않는다.
블로그도 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하고 있는 일과 그 일에 관련된 사람들에 대부분의 관심을 쏟았다.
그리고, 집에 와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면 더 이상의 에너지가 없다고 생각했다.
아니, 이 정도면 되었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마음 한 구석이 허전했다.
그때, 문득 나의 직장생활을 되돌아보고 기록으로 남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키보드를 두드렸는데, 생각보다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았다.
자서전에 가까운 원고를 보고, 이왕이면 책으로 만들어도 의미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자서전이 아닌 대중이 볼 수 있는 내용으로 다듬어서 출판사의 문을 두드린다.
이때까지는 출판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다.
공동저자로 2번을 참여했으니, 아예 모른다는 것보다는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공동저자로 참여할 때는 다른 경험 있는 저자가 출판사와 협의해서 계약을 진행했고,
이번에는 출판사가 알아서 잘해 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렇게 출판사와 원고를 퇴고하고, 예약 판매를 하게 되었다.
어느 순간 나는 책을 홍보해야 하는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졌다.
작가는 홍보맨
어느새 이 문구에 익숙해져 있는 나를 발견한다.
어디 작가뿐이겠는가?
예전에 어느 지방대 교수님 얘기가 생각난다.
졸업 시즌이 되면 출근해서 기업체에 연락하는 것이 교수님의 중요한 업무라고 하셨다.
부랴 부랴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한다.
누가 내 블로그에 방문할 때, 명색이 작가라는 사람의 블로그라고 하면서 글도 없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1일 1 포스팅을 먼저 진행했다.
그리고, 이웃을 추가해 나갔다.
가능하면, 책에 관심이 많고 책을 리뷰해 주는 블로거들을 찾았다.
그러다가 삼천포로 빠진다.
이웃은 50명 정도 추가했는데, 이웃 추가보다는 포스팅에 재미를 붙인다.
다음 책 주제를 벌써 생각하고, 경험과 느낌들을 살려서 글을 쓴다.
그러면서 홍보는 뒷전이다.
주말만 되면 도서관에 들러서 책을 5권씩 빌려온다.
일주일 내내 저녁이 되면 책을 읽고, 그때그때 생각들을 블로그에 남긴다.
홍보보다는 1일 1포가 훨씬 쉽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다, 블로그를 통해서 알게 된 이웃 중에 서평을 부탁한다.
책 서평이나 리뷰를 전문으로 하시는 분 중,
아직 인플루언서라고 하기에는 이웃이나 작성된 글이 많지 않은 분에게 서평을 부탁을 하니,
첫 번째 시도에 흔쾌히 수락을 해 주신다.
이 분께 저자에게 할당된 도서를 1권 보내드린다.
인플루언서는 원고료를 받고 서평을 블로그에 남겨 준다니, 고려 대상에서 제외했다.
짧은 소견으로, 블로그에서 홍보되는 도서는 재테크 관련 또는 감성을 자극하는 에세이 서적들이 참 많았다. 자기 계발은 메인 소재가 아니었다. 분명히 이 부분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있겠지만, 확실히 커 보이지는 않았다. 블로그에서 책 홍보를 위한 노력은 다소 주춤해졌다.
다음으로 서평 이벤트를 진행했다.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서, 목차만 보시고 생각이 드는 느낌을 표현해 주시면 스벅 쿠폰을 증정하겠다고 했다.
책 한 권 인세와 스벅 쿠폰을 경제적으로 따지면, 완전 적자이다.
그렇지만, 첫 번째 단독 저자로 출간한 책이니 무리를 해 본다.
혹시나 이벤트 참여자가 많으면 어떡하지?
선착순 10명으로 제한할까?
결과는?
대 실패이다.
평상시에 블로그 활동을 열심히 안 해서일까? 생각보다 관심을 못 끌었다.
스벅 커피를 마시고 싶은 욕심 때문이라도, 참여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나의 기대는 무너졌다.
이 부분은 다음에 블로그 활동을 꾸준히 한 후에, 다시 한번 도전해 볼 생각이다.
그때는 조금 더 나은 반응이 기대된다.
다음으로 브런치에 도전한다.
왜냐하면, 브런치 작가가 되면 자기의 책을 브런치스토리 책방에 올릴 수 있다고 한다.
브런치에서 나를 작가로 인정해 주는지 테스트도 해 보고, 브런치 작가가 된다면 브런치 책방에 책도 등록할 수 있다니, 일단 도전이다.
주말에 작가 신청했는데, 바로 다음 월요일에 작가가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브런치에 1일 1 글쓰기를 하겠노라고 다짐한다.
본인이 쓴 글이 5개는 넘어야, 자기의 책을 등록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5일 동안 글을 하나씩 올리고, 책방에 책 등록을 신청한다.
그런데, 브런치에 글을 쓰는 재미가 있다.
하루를 마감하는 시점에 브런치에 글을 올리지 않으면 뭔가 해야 될 일을 하지 않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블로그와 브런치는 글의 결이 다른 듯하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블로그는 조금 더 직관적이면서 사실적이다.
그에 비해서, 브런치는 이야기의 흐름이 있으며,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듯하다.
그렇게 브런치에 글 쓰는 재미로, 홍보는 뒷전이다.
책 광고를 위한 도구로 글을 올리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다.
브런치에서 책방에 책이 등록되었다고 연락이 온다.
'직장인으로 성공한다는 것' by 우인지천
그런데, 본명이 아니라 필명으로 책이 올라가 있다.
온라인이라서 가능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브런치에서의 홍보는 여기까지이다.
다음은 Linked-In이다.
전 세계 비즈니스맨들의 SNS이다.
과연 여기서 먹힐까?
도전해 보기 전까지는 모르니, 일단 포스팅을 하고 자기소개란에 신간도서 저자라고 깨알 홍보를 한다.
조회수가 6,000을 넘겼다.
평상시에는 1촌들의 소식만 주고받았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변화이다.
사실, 여기에는 약간의 트릭이 숨어있다.
평상시 인연이 있었던 헤드헌터 2분에게 연락해서 포스팅을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헤드헌터가 어떤 사람들인가?
인맥이 자신의 능력인 사람들이다.
이 분들의 지원이 없었다면, 조회수가 두 자리 수도 넘기기 힘들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나이가 들수록 네트워크의 힘을 느낀다.
조회수가 5천을 넘어가니, 속으로 생각한다.
'역시 잠재 독자층이 있는 곳으로 가서 홍보를 해야 돼'
그런데, 잠재 독자층이 책을 산다는 보장은 없다.
특히, 무명작가의 책은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소리 없이 사라진다는데,
관심을 가진 사람들 중 몇 명이나 서점에 가서 책을 넘겨볼까 궁금해졌다.
링크드 인에서의 홍보 활동은 여기까지이다.
홍보활동보다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좋다.
내친김에, 다음 책으로 전자책을 내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Chat GPT를 활용하여 영어로 번역한다면, 아마존에 올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필요하다면 싱가포르에 있는 지인에게, 영어 감수를 해 달라고 부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혼자서 김칫국부터 마신다.
그러려면 먼저, 외국인도 공감할 수 있는 주제부터 선정해야겠다.
요즘 한류가 많이 알려졌으니, '한국에만 있는 직장문화'라는 주제로 글을 써 보면 어떨까 잠깐 고민을 한다.
또다시 홍보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이러다가 책을 냈는데 용돈벌이도 안 될 태세다.
그래도 어쩌겠나?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만 책을 낸다면,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기니.
그냥 있는 이대로, 마음이 가는 대로 걸어가다 보면 좋은 날도 오리라 믿는다.
꾸준히 하기만 한다면...
곧 출판사에서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서평 이벤트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있다면, 아이들과 삼겹살은 한 번 먹으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