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과 표현의 갭
브런치에 글을 쓰기로 작정하고 달려온 지 한 달이 지났다.
이전에 글감이 있거나, 작성해 놓았던 글들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밀어붙였다.
사실 나에게 이런 면이 있는지 나도 잘 몰랐다.
내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을 것이라고, 예전에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리고, 필력이 뛰어나다고 우쭐했던 적도 전혀 없었다.
그런데, 글을 써 내려가면서 몇 가지 깨닫게 된 것이 있다.
1. 혼자 하는 생각과 공유하는 글은 다른 것이다
: 처음에는 그냥 생각나는 대로 글을 써 내려갔다. 이렇게 마무리된 글을 내가 다시 봐도 어색하거나 공감이 안 갈 때가 있다. 그 당시에는 내면의 생각을 끄집어낸 것이었지만, 글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 작가의 마음까지 들여 다 볼 필요는 없는 것이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글을 쓸 때 한 번 더 고민하게 된다. 어떻게 표현하면, 나의 생각들이 공감을 얻을 것인가? 인플루언서는 아니지만, 그래도 내 글을 보러 와 주는 독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된다.
2. 같은 스토리라도 전혀 다른 제목으로 시작할 수 있다
: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제목을 뽑았다. 본문에 표현되는 몇 가지 단어를 조합해서 제목을 만들었으며, 이에 대한 부담도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다시 뒤돌아보니, 너무 단순한 제목이라서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 본문 내용과 정렬성을 가지고, 이와 함께 본문을 통해서 공유하고 싶은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제목을 붙이고 싶으나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글을 쓰는 것보다 제목을 뽑아내는 것이 더 어려울 때도 있다.
3. 아무리 작은 주제라도 그 속에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 인생을 조금 살아 본 경험이, 조직 생활을 해 본 이력이 그 배경이다. 생활 속 작은 이야기라도 그 속에 담긴 인사이트를 찾으려 노력한다. 왜냐하면 우리네 인생이 항상 대단한 일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일들이 축적되어서 만들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가 하는 행동에 의미 없는 행동은 없다는 것이다. 어떠한 행동이 있으려면,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4. 인기가 아니라, 내가 계속 쓸 수 있는 주제를 잡아야 한다
: 처음 글을 연재하기 전에, 블로그에서 인기 있는 글을 쓰는 방법에 관한 자료들을 찾아보았다. 대부분이 재테크, 여행, 먹거리 그리고 IT정도였다. 그런데, 이런 주제로 글을 써 본 적이 없다. 만약 유명 인플루언서가 추천하는 방법으로 글쓰기를 시작했으면 3일도 못 가서 그만뒀을 것 같다. 하지만 비록 인기가 없을지라도, '자기 계발' 또는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주제로 글을 쓰겠다고 기준을 세우고 나니 글을 쓰는 것이 한결 여유롭다. 내가 정한 주제는 개인적으로 세상을 보는 눈이다. 이렇다 보니,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에서도 주제와 연결된 글감들이 생각난다.
5. 글은 쓸수록 겸손해진다
: 글을 써다 보면 생각이 정리가 된다. 그리고, 생각보다 내세울 것이 없다는 것을 자각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하나의 생각이 있고, 기준이 있는 것이다. 내 기준이 다른 이에게 맞지 않을 수 있고, 내 생각이 편협하여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글을 쓰면 쓸수록 주위를 둘러보고, 스스로를 낮춰야 한다는 것을 실감한다.
지난 한 달, 하루에 한 번은 브런치에 글을 쓰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했고, 이제까지 그 약속을 지켰다.
한 달 프로젝트를 마쳤으니, 이어서 일 년 프로젝트를 진행해야겠다.
매일 한 편씩, 일 년을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다면 그만큼 성장한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듯하다.
이를 토대로, 책을 출간하거나 동영상을 촬영해서 수익화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이다.
하지만, 첫 술에 배 부를 수는 없지 않은가?
한 걸음씩 달려가다 보면, 처음 시작할 때는 보이지 않았던 또 다른 길이 열릴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