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직장인 인사이트 #11
인생이 그렇듯이, 직장생활 또한 선택의 연속이다.
그런데, 그 순간에는 미처 고려하지 못한 것들이 꼭 있다.
이런 경험들이 반복되면, 깨닫게 된다.
나중은 모르겠고, 일단 저질러야 후회가 덜 된다는 것을.
그런데, 행동하기 위한 나만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 기준은 하나면 족하다.
회사에 필요하고, 나를 위해서도 해야 하는 일인지.
그때그때 다른 기준이라면,
어쩔 때는 해야 할 일이 되었다가 다른 경우에는 필요 없는 일이 되어 버린다.
그러면, 상황에 자꾸 휘둘리는 나를 보게 된다.
상황 01
곧 외부 손님이 올 예정이다.
동료와 회의실 준비를 마치고 나오려고 하는데, 한쪽 구석에 정리되지 않은 리모컨과 전선들이 보인다.
그냥 눈 감고 지나치는데, 동료도 그것을 발견하고 말없이 정리를 시작한다.
그리고, 나는 그걸 문 입구에서 서서 바라본다.
그런데 그 순간, 회의 준비가 잘 되었는지 상무님이 확인하러 회의실에 들어오신다.
상무님과 눈이 마주치면서, 내 시선은, 내 손은 어디에 두어야 할지 대략 난감하다.
'굳이 둘이서 정리할 것이 아니었고, 그래도 같이 철수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나에게는 당당히 얘기할 수 있었는데, 상무님께는 말씀드릴 수 없다.
말씀드리는 순간에 사람이 구질구질해지겠다는 느낌이 바로 온다.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으려니, 우리 둘을 번갈아 가면서 바라보는 상무님의 눈에서 레이저가 나올 것 같다
상황 02
우리 팀장님, 옆 팀장님을 보니, 자기 일이 아닌데도 본부장님께 혼나는 일이 종종 있다.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한다.
'왜 팀장을 달아가지고 저렇게 사실까? 월급 얼마 더 받는다고, 그냥 속 편하게 팀원 하지...'
그런데, 회사가 합병 인수될 수 있다고 한다
사장님은 하루가 멀다 하고, 관리자들을 모아서 진행 상황을 공유한다.
그리고, 관리자들에게 특별히 입단속을 지시한다.
그러면서 팀장들에게 팀원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팀을 평소보다 더 잘 챙길 것을 지시하신다.
이어서 본부장님이 본부 내 팀장만 모아서 비밀스러운 회의를 한다.
누가 듣기라도 할까 봐, 블라인더까지 내리고 작은 목소리로 얘기를 나누신다.
그런데, 자리에 돌아온 팀장님은 별일 없으니, 각자 할 일만 잘하면 된다고 한다.
"???"
'이건 무슨 상황이지, 누굴 바보로 아나?'
'지난번 신생팀 생길 때, 팀장 할 마음 있냐고 물어볼 때 한다고 그랬어야 되나?'
팀장이 안되어 보니,
그래서 지금 이 상황에 대한 정보가 없다 보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상황에 따른 판단, 그보다 앞서서 나만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준에 따른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후회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내 인생을 살 수가 있다.
상황은 항상 바뀌지만, 기준은 그렇게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다.
상황 파악보다 주제 파악이 먼저인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