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 곰돌이

by 조작가

딸아이를 부르는 나만의 애칭이 있다. "분홍 곰돌이 " 다. 까만 피부가 컴플랙스였던 나는 딸을 임신하고 태교 하는 내내 하얀 피부의 아기가 태어나기를 바랐다.

다행히도 딸은 나 대신 남편을 닮아 하얗고 뽀얀 아이로 태어났다. 하얀 피부에 크고 동그란 눈을 가진 딸을 보고 있으면, 그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러워 행복했다.

한 번은 핑크색 곰돌이 모자가 달린 옷을 입고 코를 흘리며 웃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그때부터 "분홍 곰돌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방긋 웃는 딸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걱정과 고민이 사라지고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웃음이 났다.

어른이 된 지금도 "분홍 곰돌아" 하고 부르면 딸은 환하게 웃으며 나를 안아준다. 이렇게 딸에게서 위안을 받는다.


카톡카톡" 엄마 여기 빵이 너무 맛있는데 사갈까?"

딸의 톡이었다. 집으로 돌아올 때면 딸의 손에는 항상 우리를 위한 간식이 들려 있다. 친구들과 맛있게 먹다가 엄마 아빠생각이 나서 사 온다는 것이다. 빵을 좋아하는 남편은 자꾸 살이 찐다며 마음에도 없는 말로 투덜거리지만 누구보다도 행복해한다.

딸의 마음이 담긴 빵을 먹으면서 딸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면 , 이것이 또 행복이겠구나 싶다.

그러면서 예전의 부모님과의 추억이 떠올랐다.

아르바이트비를 받는 날이면 부모님을 생각하며 치킨을 포장해 집에 갔었다. 부모님과 함께 먹으며 행복하고 뿌듯했었다.

아마 딸도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20대 중반인 딸은 가끔 내 무릎에 누워 머리를 만져 달라고 한다. 어릴 적 머리를 살살 만져 주면 스르르 잠이 들던 기억이 좋았던 모양이다. 그러고 나면 품에 안겨서 엄마냄새가 좋다고 말한다.

아마도 딸은 힘들었던 일상의 고됨을 잠시 내려놓고 쉬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예전의 나처럼 말이다.

나는 딸에게 딸은 나에게... 우리는 서로에게 쉼터와 위안을 주는 존재인가 보다.

작가의 이전글너....쫌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