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과 대화하기
퇴사를 했다.
통장에 목돈이 들어왔다.
이제 이 목돈을 어떻게 쓰면 좋을까.
나는 "내 영혼과의 대화 비용"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까마득하다.
그러고 보니 나와의 대화를 온전히 해본 때가 언제인가 싶다. 최근 몇 달간은 바쁘다고 일기 쓰기도 소홀히 했다.
'자기 안의 자기'를 바라보는 일은 언뜻 쉬워 보이지만 쉽지 않다. 아등바등 오늘을 사는 현대인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열심히 타인과 나를 비교하고 사회에서 나를 줄 세우는데만 곤두서다 보니 여유가 없어서다.
그렇게 살아진 대로 살아가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인생이 부유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나와 내 영혼과의 대화'가 필요한 순간일지 모른다.
-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 나는 무엇을 할 때 즐거움을 느끼는가?
- 나는 어떠한 삶의 모양을 갖추고 싶은가?
- 나는 어떤 일을 하며 경제 활동을 하고 싶은가?
이에 대한 아주 분명하고 명확한 답이 있을까?
우리가 인생을 선물 받은 이상 평생 안고 가야 할 숙제인 것 같다.
하지만 계속해서 자문하고 답을 내리며 살다 보면 이렇다 할 '정답'은 없더라도,
문제를 풀어나가는 그 과정이 즐거운 때도 오지 않을까?
그렇게 나는 소중한 목돈을 나를 알아가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배워보고 싶었던 걸 배워보고,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하고, 여행도 다녀오고, 나를 한껏 치장하는데도 써 보고.
진심을 다해 온전히,
나의 영혼에 귀 기울여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