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쓸데없는 이야기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꿈에 나왔다
살아계실 때처럼 집안 정원은 울창하고 푸르렀는데 거기서 햇볕을 쬐고 계셨다
체격좋고 미군처럼 위스키코크를 즐겨마시던 할아버지는 생전과 다르게 조용하고 온화해보였다
할머니와는 참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할아버지와는 그다지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는 것도 아닌데 꿈 속에서는 참 따듯하고 오래만에 뵐 수 있어서 기뻤다
일어나서 곧장 아버지한테 이야기할까하다가 복권을 샀다 방금 전까지 느끼던 따듯함을 뒤로하고 조상님 덕을 보겠다는 나쁜 심뽀탓인지 꿈에 나온 마무가 대추나무라서 개꿈이었는지는 몰라도 복권 결과는 땡이었다
웃으면서 결과확인하고 아버지한테 이야기했다 웃으면서 좋아했다 다시 못 만날 사람을 어쨌거나 오래만에 만난 거니까 그리움은 슬프고 검은색에 가까운 회색인 줄 알았는데 오래된 필름속 빛바랜 노란색처럼 따사로울 때도 있다는 걸 우리는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