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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박조조 Feb 12. 2023

[한일미식이야기] 두꺼운 식빵 얇은 식빵

한동안 아침식사는 빵으로 채웠다.

 

항상 일정수 이상의 사람이 집에서

자주 많이 식사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밥은 식빵보다 보관 조리가 훨씬 품이 많이 들었다. 


특히 냉장보관을 깜빡해버린 전기밥솥 속의 밥, 

그것도 여름같은 건 상상도 하기 싫은 것이다. 


혼자가 아니더라도 

그게 가족이건 친구건 간에

4명 미만이 되기 일 쑤였다. 

그래서 한동안 아침식사는 빵으로 채워졌다. 


요즘은 한국에도 근사한 베이커리 맛있고 유명한 빵집도 잔뜩 생기고

온라인 쇼핑에서 맛있는 빵의 완제품부터 반죽까지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어

그다지 신기하진 않지만 10년 전만 해도

제과제빵회사의 야마자키의 두툼한 식빵 더블 소프트를 

살짝 토스팅해주면 좋아했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shinhwa4466&logNo=220579808478


설탕, 쇼트닝, 마가린…

어떻게 이런 거 범벅인 걸…


이라고 말꼬리를 흐릴 지인들도 있겠지만

가끔은 먹어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또 대량생산으로 이런 맛을 만들어내는 연구원들에 대한 경외감도 들고. 

살짝 구워서 버터를 올려서 줘도 좋고

윗부분을 조금 파내서 계란과 치즈를 올려서 토스트 하면

피자토스트 같기도 하고 맛있다.


그에 반해 친구는 얇은 식빵을 빠삭하다 싶을 정도로 토스트 하는 걸 좋아했다.

두툼하고 하얀 식빵을 살짝 경멸하기까지 했다. 


더블소프트의 고급노선(?) 같은 느낌의 

우유와 버터를 아낌없이 썼다는,

그래서 아주 묵직하게 무거운 “생식빵”류가 유행했을 때도 그랬다. 


어릴 적부터 해외생활을 해와서 그런 거라고 

인텔리겐챠 풍이라고 흉을 봤지만 

내심 영국같이 음식문화가 척박한 곳에서 커서 그런 거 아니야? 하며

더더 속으로 욕을 했다.  


몇 년 뒤에 토스트라는 영화를 우연히 봤고, 

왜 그런 얇고 바삭거리는 빵을 좋아했는지

더욱더 납득했다.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62967



어느 빵이 더 좋은가


인간은 어떤 빵을 먹어야 하나


건강이란 무엇인가


입맛이란 무엇인가 


이런 판단은 결국 잘 모르겠고

그저 나도 나이를 먹어 식사량이 줄었고

부드럽고 폭만감을 주는 음식은 되도록 피하게 되었다. 


그래도 굳이 아침식사 빵을 산다면 

식료품점 키노쿠니야의 폴씨드브레드를 고르고 싶다. 


https://www.super-kinokuniya.jp/c/003/019/06-4960466158515




설명은 이러하다 

通常の食パンの約2分の1の食べきりサイズ。
練り込まれている4種の種(ひまわり・ゴマ・クルミ・パンプキン)が
比較的細かく砕かれているため、食感的に主張し過ぎておらず、
自然にビタミンやミネラルが摂取できるのが魅力です。 
보통 식빵의 1/2 크기
4종류의 씨앗 해바라기, 깨, 호두, 호박을 비교적 곱게 빻아만 들어
식감이 아주 강하지 않고 자연스레 비타민과 미네랄을 섭취할 수 있습니다. 



이게 무슨 건강식이야 싶은데

쇼트닝 마가린은 없어도 잘 보면 설탕이 들어있긴 하다. 


얇고 작고 식감도 바삭거려서 재밌고

크림치즈등과 잘 어울리고 그래서 좋아한다. 


토스터에 굽다가 뭐 이런 얇은 식빵을 좋아하냐고 

친구를 비웃던 때가 떠올랐다. 


입맛이 바뀔 수 있지


사람이 바뀌는 것처럼


세월이 흐르는 것처럼. 


왠지 씁쓸한 웃음이 났지만 동시에 먹는 이야기는

언제까지나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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