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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조이 Aug 26. 2022

째~즈란 말이죠?

다양한 영화 속 뉴욕의 재즈 Scene

샤빱뚜비두바~~


영화, 여행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왠 재즈? 우선 밝히자면 나는 재즈에 대한 지식은 없다. 뭐 영화도 여행도 지식이 없지만 글을 쓰고있느니 마찬가지인가 하하. 다만 여행과 영화만큼 좋아하는 것이 있냐고 누가 물으면 나는 당당하게 흑인 음악이라고 이야기할 수는 있다. '체케랏쵸!!' 편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나는 어쨌든 래퍼가 꿈인 사람이었고,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R&B를 지나 재즈로 정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30대가 된 이후로는 재즈를 즐겨 듣고있고, 영화 속 재즈 씬을 눈여겨 보거나 여행을 가면 그 지역 재즈 클럽에 방문하는 것도 하나의 취미가 되었다.


재즈 관련 영화들을 이야기하자면 자연스럽게 다큐멘터리 영화 또는 천재적인 재즈 아티스트들의 자전적인 영화들이 먼저 생각이 난다. 다큐멘터리 영화내 인생 영화 중 한편인 쿠반 재즈를 다룬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1999)'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 작품 또한 후에 쿠바 여행을 다루며 소개할 날이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재즈 아티스트들을 다룬 영화는 넷플릭스에서 '마일스 데이비스:쿨의 탄생(2019)',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2020)'같이 괜찮은 영화들을 많이 만들어줘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 외에도 댄젤 워싱턴의 연기가 돋보이는 '모 베터 블루스(1999)'나 '라라랜드(2016)'까지 재즈를 소재로 한 영화들은 정말 륭한 작품들이 많아서, 언젠가 그 영화 속 로케이션들을 하나씩 소개해 볼 수 있는 날들이 오길 무척 기대하고 있다.


뉴올리언스를 가보지 못한 내가 가본 가장 Jazzy한 도시는 역시 뉴욕이다. 어쨌든 미국 공연과 음악 산업의 중심이고, 블루 노트나 버드랜드 같은 전설적인 재즈 클럽이 있는 뉴욕은 당연히 수많은 재즈 소재 영화들의 배경이 되었다. 지난번 뉴욕을 여행했을 때 내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아있는 영화 속 재즈 씬들을 따라 그 장면들이 촬영된 로케이션들을 찾아다닌 적이 있다. 김이 빠질 수 있지만 먼저 밝히자면, 영화의 재즈 클럽 씬들을 실제 클럽에서 촬영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촬영 환경, 공간의 크기, 녹음, 실제 클럽의 운영 등 여러 가지 문제로 Theater 공간 또는 세트 촬영이 일반적인 경우고, 영화 촬영 당시 있었던 클럽이 폐업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래도 아쉬운 대로 실제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라 하더라도, 내가 찾아다녔던 뉴욕 배경 영화의 인상적인 재즈 씬들과 그에 얽힌 촬영 장소 이야기들을 해보려고 한다.




1)'터미널(2004)'의 라마다 이스트사이드/뉴욕

톰 행크스 주연의 명작 영화 '터미널'에서 주인공 나보스키가 드디어 고향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게 된 날. 아멜리아(케서린 제타 존슨)의 도움으로 1일짜리 임시 비자를 발급받고, 때마침 지연된 비행기. 나보스키는 아버지의 재즈 거장 컬렉션을 마지막으로 완성하기 위해 처음 뉴욕을 나선다. 그리고 그가 향하는 곳이 바로 렉싱턴 161번지의 라마다 이스트사이드/뉴욕이다. 도착한 호텔의 라이브 바에서 나보스키는 전설적인 재즈 색소폰 뮤지션인 베니 골슨(실존하는 최고의 재즈 색소포니스트로 본인이 직접 출연했다.)을 만나 아버지의 싸인 컬렉션을 완성하고, 골슨의 스탠더드 재즈인 'Killer Joe'를 들으며 감동한다.

'터미널' 스틸 컷

사실 내가 JFK에 처음 도착했을 때 나보스키가 된 마음으로 택시를 타고 "렉싱턴 161로 가주세요"를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해당 호텔은 2013년 폐점하여 지금은 영화로만 접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2) '비긴 어게인(2014)'의 베데스다 테라스

비긴 어게인에서 연주하는 음악들을 재즈라고 하면, 그 장르적 구분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모던 재즈와 라이브 뮤직이라는 틀로 넓게 보면 뭐 괜찮죠?! 뮤지컬 영화이자 영화의 핵심 소재가 음악인 이 영화는 뉴욕 곳곳을 누비며 라이브 뮤직을 연주하고 녹음을 하는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와 댄(마크 러팔로)과 밴드의 모습을 매우 아름답게 연출하고 있다.

'비긴 어게인' 스틸 컷

영화에 나오는 인상적인 거리 연주 장소들이 너무나 많기에 실제 여행을 가서도 그 공간들을 따라다니며 영화에 나왔던 음악을 현장에서 듣는 것은 매우 훌륭한 여행을 즐기는 방법이 된다. 그래도 그 많은 장소들 중 딱 한 곳을 추천하자면 센트럴 파크에 있는 베데스다 테라스를 추천한다. 더 레이크와 베데스다 테라스는 실제로 많은 버스커들이 연주를 하는 곳으로 음악을 들으며 비긴 어게인 속 주인공들을 떠올리기에 매우 적절하다.


3) '스파이더맨3(2007)'의 재즈 클럽

마블 스파이더맨 시리즈(2022)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2014)로 스파이더맨 실사 영화를 떠올리는 분들에게는 '스파이더맨에 웬 재즈 씬?'이라며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틀스러운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라떼는 말이야,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2007)가 진짜 스파이더맨이다 이 말이야." 이 시리즈의 히로인 메리 제인 왓슨(커스틴 던스트), MJ는 뮤지컬 배우가 되어 시리즈 3편에서는 재즈 클럽에서 노래를 하는 가수가 된다. 영화 장면 중 MJ가 노래하는 재즈 클럽에서 피터(토비 맥과이어)가 현재 여자 친구인 그웬을 이용해 찌질한 복수를 하겠다고 MJ 앞에서 추는 재즈 댄스 씬이 특히 유명하다. 아쉽게도 이 클럽도 세트 촬영으로 현재는 가볼 수 없는 공간이다.


4) '셰임(2011)'의 The Top of The Standard

포브스 선정 야한데 연인이랑 보면 오히려 성욕이 사라진다 1위 영화 '셰임'. 마이클 패스밴더가 연기한 주인공 브랜든은 뉴욕에 성공한 회사원이지만 심각한 섹스 중독을 앓고 있다. 그리고 그에게는 재즈 가수인 여동생 씨씨(캐리 멀리건)가 있다. LA에서 지내던 씨씨는 뉴욕 공연 계획이 잡혀, 오빠인 브랜든의 집에 머무르게 되고, 브랜든과 그 동료 데이비드가 처음 씨씨의 공연을 보게 되는 곳이 맨해튼 하이라인에 위치한 4성급 호텔인 더 스탠다드 하이라인의 탑층 바 The Top of The Standard다.

The Top of The Standard

그곳에서 씨씨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전설적인 곡 'New York, New York'을 부르는데, 전업 가수가 아님에도 세상 가장 우울한 뉴욕 뉴욕을 흡입력있게 부르는 캐리 멀리건의 가창력이 인상적인 장면이다. 이 바는 현재도 영업을 하는 공간으로, 라이브 뮤직도 좋고 전경으로 보이는 뉴욕의 명물 하이 라인을 구경하는 것이 쏠쏠한 재미가 있는 장소다. 칵테일 한잔에 공연을 보고 있으면 뭔가 성공은 했지만 차가운 도시 속에서 홀로된 것 같은 쓸쓸한 뉴요커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5) '지금 여기서(2017)'의 Bird Land Jazz Club

'Sex And The City'의 사라 제시카 파커가 재즈 뮤지션을 연기한 이 영화는 사실 쉽게 구해서 볼 수 있는 유명한 영화는 아니다. 국내에서 개봉도 하지 않았고, 넷플릭스를 통해 볼 수 있는데 내가 알기로는 한국에서는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 나도 존재도 모르는 영화였는데, 이 영화에 나오는 전설적인 뉴욕의 재즈 클럽인 Bird Land Jazz Club에 방문을 했다가 웨이트리스가 사라 제시카 파커가 이 영화를 이곳에서 찍었다는 이야기를 해줘 거꾸로 영화를 찾아 보게 되었다. 솔직히 로튼토마토 23% 훌륭하다고는 결코 할 수 없는 영화지만, 예상외로 훌륭한 사라 제시카 파커의 보컬과 전설적인 버드랜드 재즈 클럽을 간접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큰 메리트가 되는 영화다. 당연히 버드랜드는 현재도 성업 중이며, 지금은 라이브 뮤직을 연주하는 바 공간과 씨어터 공간이 따로 있어, 하루에 많게는 5~6개의 공연 타임도 잡히니 뉴욕에 간다면 꼭 한번 방문하길 추천한다. 나는 두번 갔다. 너무 좋았다. 사실 이거 보여주려고 어그로 끌었다.  


Bird Land Jazz Club


아쉽게도 지금은 갈 수 없는 공간들이 많이 있지만,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하나의 컨셉(재즈)으로 영화를 보고 여행을 하는 것도 새롭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언젠가는 LA 배경 영화들의 재즈 씬을 소개할 수 있길 기대한다! 틱 틱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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