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워도우를 빠삭하게 굽고 올리브유를 듬뿍 뿌린다. 빵이 다 젖을 정도로. 그리고 잘 익은 아보카도 절반을 0.5센티미터 두께로 균일하게 자르고 옆으로 무너뜨려 빵위에 올린다. 소금을 살살 뿌리고, 그 위에 올리브유를 더 뿌린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침 식사 레시피다. 재료라고는 빵, 아보카도, 올리브유, 소금, 네 가지다. 이 넷 중에 하나라도 빠지면 안된다. 재료들은 마치 밴드처럼 하모니를 이룬다. 씹을 때마다 바삭 거리는 소리를 내는 빵은 드럼이고, 그 빵 안에 은밀하게 스며들어 있는 올리브유는 베이스고, 유일하게 쨍하는 자극을 주는 소금은 기타고, 감미롭게 입 안을 가득 채우는 아보카도는 보컬이다.
나는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한동안 그것만 붙잡고 늘어지는 특성이 있는데 지금의 아보카도가 그렇다. 못해도 아침 오십 끼는 아보카도를 먹은 것 같은데, 보다못한 아내가 "보기만 해도 질린다"고 했다. 정작 매일 먹는 나는 질리지를 않는데 뭐가 어떤가? 식물성 지방이라 몸에도 좋다니 더할 나위가 없다.
아내는 아보카도를 잘 먹지 않는다. 밋밋한 맛이 별로인가 보다. 이상하게도 나는 점점 밋밋한 맛이 좋아진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매운 것도 싫고, 단 것도 싫다. 슴슴하고 차분한 맛이 편안하다. 그 편안함이 나에게는 오히려 자극이다. 그 자극이 주방 한 구석에서 서서히 익어가고 있다. 거무스르한 껍질로 나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다. 준비가 다 된 것 같으니 내일 아침도 아보카도를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