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가장 좋은 점

by 조성현

여름에는 아침 일찍부터 부엌이 밝다. 아내가 깰까 조심조심 침대를 나서 빵을 굽고 에그 스크램블과 샐러드를 만든다.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한동안 계속되면 아내가 방에서 나온다. 잘 잤냐는 말을 서로 건네며 식탁에 앉는다. 포근한 계란과 올리브유에 푹 젖은 빵이 입 안에서 편안하게 섞인다.


아내와 오늘 하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미팅은 없는지, 퇴근은 언젠지, 늘 하던 질문을 던지고 늘 하던 대답으로 받는다. 어제 꿈에서 뜬금없이 누가 나왔다는 둥 엉뚱한 이야기를 하고 웃다가 출근 시간이 다가오면 테이블을 정리한다.


D1608EBD-7F1D-449A-9059-0AF33357BECD_1_102_a.jpeg 삶은 계란과 아보카도는 빠지지 않는다.


결혼을 하고 가장 좋은 게 뭐냐고 한다면 이런 거다.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 보통 결혼의 조건이라며 떠는 것들을 가만히 들어보면 죄다 받는 이야기 뿐이다. 남자는 이래야하고, 여자는 이래야한다며 받을 생각 뿐이다. 주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벌써 결혼하고 6년 반이 지났다. 결혼식장에서 행진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적잖이 당황스럽다. 시간을 도둑 맞은 것 같은 기분이다. 그런데 사진첩을 열어 찬찬히 들여다보면 '참 많은 일이 있었구나' 깨닿는다. 여기저기 여행도 다녔고, 수없이 많은 끼니를 함께 했고, 깔깔거리며 놀고, 서로 다투기도 했다. 이제는 오히려 '6년 반동안 어떻게 이렇게나 많은 것을 했지?'하고 놀란다.


그동안 아내와 나, 둘이서 원없이도 놀았다. 이제 한 달 뒤면 새로운 멤버가 등장할 것이다. 바로 그 '뉴 멤버'는 할 줄 아는 거라고는 먹고 자고 싸는 것 밖에 없어서 꽤나 손이 많이 가는 친구일 것이다. 대신 그 친구는 사랑과 낭만과 행복을 우리 집 크기에는 감당이 되지 않을 정도로 넘치게 줄 것이다. 대체 얼마나 많이 줄까? 빨리 보고싶다.


3AD32C6D-C667-477F-A91C-D6A0EC65BC61_1_105_c.jpeg 이불 위에서 같이 뒹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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