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아메리카노와 초코 크루아상을 주문했는데 라테와 그냥 크루아상을 가져다주었다. 다른 테이블에서 주문한 게 잘못 온 건 아닌지, 내 것이 맞냐고 물어보니 아주 친절한 미소를 머금고는 라테가 맞다고 답한다.
다행히 크루아상이 썩 맘에 든다. 라테와 더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추천 메뉴였나 보다. 맛 좋은 음식에 마음도 즐거우니 훌륭한 서빙을 받은 걸로 하자.
소소한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잠깐이지만 길을 잃고 헤맸다. 집 바로 앞 골목이었다. 며칠 안 되긴 했지만 그동안 수 십 번은 다닌 골목인데, 돌연 낯설게 느껴졌던 것이다. 계속 날씨가 흐렸던지라 항상 그늘진 모습이었는데 날이 개고 햇살이 비추니 완전히 다른 길처럼 느껴졌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