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아이가 셋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근애 Jan 10. 2024

너의 가입학식

둘째가 이제 초등학생

12월의 어느 날, 우편함에서 우리가 사는 동네의 행정복지센터에서 보낸 봉투하나를 발견했다. 짐작되는 것이 없어 바로 봉투를  열어봤다. 그건 둘째의 취학통지서였다.

그러고 보니 2년 전 이맘때즘, 첫째의 취학통지서를 받았었다. 입영통지서를 받은 것 마냥 울컥했다. 아직 엄마 눈엔 아이 같은데 초등학생이라니. 그렇게 아들바보 엄마를 스스로 인증했다.


2년이나 지났고, 이제 두 번째다 보니 맷집이 생겼다. 취학통지서를 받고 난 며칠 뒤, 남편에게 얘기하니 자기한테도 문자가 왔었단다. 참 무심한 부모다.

하지만 당사자인 둘째도 무덤덤하긴 마찬가지다. 이미 초등학생이 된 것 마냥.


오늘은 가입학식. 막내를 남편에게 맡기고 딸아이와 손을 잡고 학교로 갔다. 이제는 이 길을 걸어 학교에 다니겠구나. 우리 딸이 언제 이렇게 컸나. 덤덤했던 내 마음이 또 요동친다.


아이 사진이라도 한 장 남길까 싶어 카메라를 들이대니 찍지 말란다. 무슨 6학년이냐?

하지만 학교 운동장에 그려진 사방치기를 보고 금세 표정이 환해지는 걸 보면 영락없는 아이같기도  하다.


취학통지서를 제출하고 학교를 걸어 나오며 생각해 본다. 잘 자라준 너와 7년을 키운 나, 기특하다. 이제 학교 갈 준비를 할 차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