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치료 종결하던 날
오랜만에 소룡이와 언어치료를 다녀왔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그동안 가지 못해 집에서 꾸준히 연습했다.
평소에도 어떤 일을 함에 있어 꾸준함은 그 무엇도 이길 수 없다는게 내 생각이기도 해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단 10분이라도 듣기 연습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소룡이도 힘든 내색하지 않고 열심히 따라와 주었고, 처음보다 듣기 변별하는게 더 좋아졌다.
그렇게 애태우던 "달"과 "발"을 정확히 구분해 낼 때는 마냥 안고 무한 뽀뽀를 해주었다.
오늘은 치료사 선생님께 조심스럽게 종결 이야기를 꺼내 볼까 한다.
오랜만에 엄마와 외출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흥얼흥얼 점프점프! 아이들은 그냥 걸을 수가 없다. 달리고 또 달린다. 달리는 뒷 모습만 봐도 행복하니 나도 찐 엄마가 되어가나 보다.
센터에 들어갔다. 선생님께 그동안의 과정에 대해 말씀드리고 나의 의견을 전달했다. 선생님께서 오늘 전체적으로 체크해 주신다고 하셨다.
아이가 시험 보러 들어간 마냥 초초하고 설레었다. 엄마랑 하던 듣기를 선생님과 잘해 낼 수 있을까?
선생님께서 더 재활해야 한다고 종결은 안된다고 하시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 책도 눈에 안 들어오고, 쓸데없이 핸드폰만 만지작만지작거렸다.
40분의 시간이 지났다. 소룡이가 밝게 웃으며 나온다. 선생님께서 정말 변별도 좋아지고 발음도 좋아졌다고 지금처럼 꾸준히 연습한다면 더 이상 센터에는 안 나와도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셨다. 또 주책스럽게 눈물이 날뻔했다.
집에서 듣기연습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을 들은 후 센터에 나왔다. 그래도 6개월마다 언어평가를 받는 게 좋다고 해서 첫 평가로부터 6개월 시점인 4월에 언어평가를 예약하고 집으로 향하였다.
센터 옆 길목에 작은 와플 가게가 있다. 그 와플이 뭐라고 언어치료 마지막 날에는 사 먹어 보겠노라 다짐한 생각이나 와플을 샀다. 아마도 종결하는 그날 이런 기분이 들 거 같아 그냥 사도 되는 와플을 그저 아껴뒀었나 보다. 초코와플이랑 기본 와플이랑 주세요. "엄마 왜 이렇게 많이 사?", "우리 가족수만큼만 샀어"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오늘은 그 잔소리도 귀엽다.
집에 오는 길이 지루하지 않았고 우리의 발걸음도 가벼웠다. 집에서 쉬었다 오랜만에 놀이터에 나갔다. 놀이터에서 우연히 친구들과 만나 놀다 잠시 안보이길래 찾아보니, 미끄럼틀 위에 앉아 한참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거기서 뭐해? " , "엄마, 여기 앉아서 하늘을 보고 비행기가 날아가는 상상을 해봤어, 이거 너무 재밌어"라고 말해준다. 오늘 소룡이도 생각이 많은 날이었나? 새삼스레 평소에 하지 않은 행동을 하니 마음이 또 뭉클하다.
얼굴이(보청기)에 대한 거부감도 없고, 놀 때도 불편해하지 않고, 친구들이 불러도 바로 대답하고 뛰어가는 모습을 보니, 마치 세상에 첫발을 딛는 아이처럼 느껴졌다. 소룡이 친구 엄마들은 "언니 보청기 하나도 안 보인다. 너무 잘 놀고 걱정 안 해도 되겠어" 위로를 전한다. 오늘은 다 받아 줄 수 있다. 위로든 책망이든 말이다.
뛰어노는 소룡이를 보며 다시 또 다짐한다. 소룡이 청력문제로 마음 약해지지 말고, 울지 말자.
우리 소룡이가 세상을 향해 비상할 때 더 힘차게 날개짓을 할 수 있도록
멀리 휠휠 날아가 스스로 더욱 빛날 수 있기를 그저 묵묵히 응원해 주기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