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는 처음이라

다이어트는 내일부터인데 벌써 배가 고픈 것 같다.

by 육백삼홈

사십 대 초반을 지나 중반으로 가는 길목에서 결국 살이라는 것이 나를 이렇게 괴롭힐 줄 몰랐다. 공복 운동, 간헐적 단식에 본격적인 건 아니지만 작년 여름쯤에는 폭풍 운동으로 목표했던 몸무게를 달성하기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체중은 줄었지만 무릎 통증으로 6개월 이상 고생한 걸 생각하면 득과 실이 무엇이었나 생각이 든다.


체질상 '살이 안 찌나 봐'라는 말을 40년 넘게 들었다. 아니라고 해도 사람들은 믿지 않는 눈치다. 그동안 내가 야식을 안 하며 몸무게에 신경 쓰고 산 세월이 얼마인데 말이다.

나는 살이 안 찌는 체질은 아닌 것 같다. 살찌는 것 자체가 불편해서 다른 사람보다 아주 조금 덜 먹고 참고 살았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결혼 전에 살이 찐 적이 있었는데 무척 힘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몸도 둔하고 여기저기 아프고 그래서 늘 비슷한 체중을 유지해 왔다. 50kg은 넘지 말자는 목표 하에 임신기간을 제외하고는 50kg 이상으로 체중이 증가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임신했을 때 찐 살은 그만큼 빼기가 어렵다고 해서 임신했을 때도 많이 먹지는 않았었던 것 같다. 그 덕분에 두 아이를 낳고 살이 바로 빠지는 신세계를 경험하기도 했었다.


평생 체중을 재며 지켜온 나의 몸무게가 이제는 더 이상 정신력으로 버티기 힘들어졌다. 굳이 핑계를 대지면 나의 살은 코로나 19와 함께 찾아왔다. 집에서 삼시 세 끼에 간식까지 챙겨주다 보니 아이들과 한 몸이 되어 나 혼자만 육중해져 갔다. 아이들은 먹고 움직이니 살이 붙지 않았는데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이유로 움직임이 적어지고,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다는 나잇살은 나에게 찾아오기 시작한게 몇 해 전이다.


그래서 내 일생에서 가장 큰 결심을 했다. 최초로 식단과 운동을 병행하는 다이어트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딱 1주일간 디톡스로 몸을 비워내고, 그다음부터는 소식으로 좋은 음식들로만 채우려고 계획 중이다.

자칭 탄수화물 중독자인 내가 제일 좋아하는 빵과 밥을 끊을 수 있을지 그게 나의 최대 변수이다. 탄수화물을 끊으면 두통이 온다고도 하는데 이미 두통은 다이어트 5일째 된 것처럼 머리가 아픈 것 같고, 벌써 배가 고픈 느낌이다.

옆에서 지켜보던 남편이 오늘 나에게 제일 많이 한 말이 "내일부터 괜찮겠어?"이다. 그리고는 "내가 음식 안 권한다고 너무 맘 상해하지 말고"라는 말이다. 사실 벌써 기분이 나쁘려고 한다. 사실 제일 큰 걱정은 주니(11살)가 봄방학이라 집에 함께 있는데 사춘기가 오는 주니랑 나의 예민함에 다음 한 주를 잘 보낼 수 있을지가 벌써부터 걱정이다.


내일 디톡스 할 준비도 끝내고, 너무 공복에 예민함이 날 괴롭할까 두려워 무설탕 두유에 처음 먹어보는 현미쌀, 지금 폭폭 삶아지고 있는 병아리콩까지 준비해 뒀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렇게 많이 먹고도 살이 빠지고 몸을 비울 수 있을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고, 그보다 마음은 일도 준비가 안된 것 같다.


과연 내일부터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을까?



내일부터 매일 다이어트 일기를 써볼까 한다. 나의 변화를 중심으로 말이다. 어쩌면 작가의 서랍에만 남겨 둘지도 모르겠다. 만약, 글이 발행되었는데 평소와 다르게 내용이 다소 거칠고 예민할지라도 다이어트 중이니 이해를 바라며...


명절 장보러 갔다 정말 백년만에 식당이라는 곳에 가서 먹은 분짜. 나의 마지막 외식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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