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중독이었다.

다이어트 3일 차

by 육백삼홈

다이어트 3일 차

먹는 유혹보다 더 참기 힘든 두통이 시작됐다. 워낙 평소에도 두통이 자주 와서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뭔가 평소와 다른 느낌이었다. 그러고 나서는 몸살처럼 오한이 오기 시작했다. 이것이 사람들이 말하는 Keto Flu 현상인가? (Keto Flu : 탄수화물은 적게, 단백질은 많이 먹는 다이어트 초기 보이는 감기 증상) 생각했다. 케토 플루에 대해 검색을 해보았더니 사람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안 나타나기도 한다고 한다. 나는 단백질도 거의 먹지 않아서 증상이 더 심했나 생각이 들었다.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두통. 종일 머리가 아프고 입속이 마르고, 밤에는 오한이 와서 핫 팩을 끼고도 잠을 잘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설 잠을 자고 나서 아침에도 머리가 계속 아팠다. 녹색창에 검색해 보니 여러 가지 대처 방법들이 있어 물에 소금을 타 먹거나, 사골국을 먹어보라고 하였다. 두통이 조금 왔을 때 소금물은 별 소용이 없었고, 사골국은 없고 저녁에 끓여놓은 소고기 뭇국이 있어 소고기와 무를 따뜻하게 데워 마셨다. 고작 조금 마셨는데도 '살 것 같다'라는 기분이 들었다. 그것 때문이었는지 꼬박 아프고 난 후 두통은 조금 좋아졌다. 그런데 문제는 오한과 불면증이다. 배가 고파서 잠이 안 오는 것 같진 않은데 계속 춥고 잠을 쉬이 들지 못해 몇 시간 잠을 자지 못했다. 그래도 머리가 안 아프니 견딜만하다.


우리 집 용식이는 내가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기분이 계속 좋지 않아 보인다. 그러다 사람 잡겠다고 그만하라고 종용하는 눈빛을 보낸다. 1주일을 계획했는데 5일 안으로 줄여야 할 듯 싶다. 일단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고, 몸 상태도 별로 좋지 않으며, 계획했던 만큼 살이 빠졌다. 가장 큰 이유는 우리 가족의 정신건강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이들도, 우리 집 용식이도 그만하면 좋겠다고, 엄마는 언제까지 밥을 안 먹을꺼나고, 우리 집 용식이는 내가 힘이 없으니 자기도 힘이 없다고 투정을 부린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살 빠진 요인을 생각해보면 결국 탄수화물이었나 보다. 점심에 반공기 정도의 현미밥 외에는 군것질을 하거나, 내가 좋아하는 빵, 면, 흰밥은 전혀 먹지 않았다. 내 체중의 주범은 탄수화물이었고, 이를 얼마나 섭취하냐에 따라 나의 체중도 달라지는 것 같다. 며칠 적게 먹었더니 위도 익숙해지는 과정인지 샐러드랑 주스만 먹어도 포만감이 왔다. 사람이 마음가짐에 따라 사람이 변화하듯 내 몸도 어떤 음식을 섭취하냐에 따라 달라짐을 느꼈다.


생각해보니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지 않으니 속이 편하고 몸도 가벼워졌다. 이제 탄수화물 중독증상을 알았으니 다이어트가 끝난 후부터는 정말 좋은 식사를 해야겠다. 그전에 맛있어서 많이 먹었던 빵과 간식들도 이제 조금씩 좋은 것들 위주로 내 몸을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면서 음식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2일 남았다. 어쩌면 내 생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다이어트의 마지막날까지 파이팅을 외쳐본다.





현미 계란김밥과 샐러드 3일 차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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