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은 늘 세상을 바꿔왔다. 하지만 지금처럼 기술의 진화가 실시간으로 피부에 와닿는 시대는 없었다. 그 중심에는 AI 플랫폼이 있다. 특히 최근 등장한 생성형 AI 기반 에이전트들은 우리가 아침에 눈뜨는 순간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마치 보이지 않는 조력자처럼 일상 전반을 지탱해주고 있다.
이제 ‘AI를 쓴다’는 것은 거창한 전문기술을 다룬다는 말이 아니다. 앱을 켜고, 질문하고,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AI는 나의 개인 비서이자 지식 파트너가 된다. 더 놀라운 점은, 이러한 에이전트들이 단순한 답변을 넘어서 나의 질문 이면에 있는 의도를 파악하고, 때론 내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필요까지 제시한다는 것이다.
최근 열흘간의 포르투갈 가족여행에서 AI 플랫폼의 진가를 새삼 실감했다. 과거에는 여행을 준비하며 수십 개의 블로그를 찾아보고, 가이드북을 뒤적이며 일정을 짜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모든 준비를 AI가 함께했다. “포르투갈에서 꼭 가봐야 할 도시들 알려줘”라는 여행지 추천에서부터 “리스본에서 신트라까지 가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이라는 교통편 정리, “현지인이 추천하는 포르투 도심의 해산물 식당 알려줘”라는 맛집 추천 정도의 정보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수준은 애교에 지나지 않았다.
이번 포르투갈 여행에서 가장 유용했던 chatGPT 기능은 바로 '실시간 영상 이해'가 가능한 카메라였다.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과 결합된 ChatGPT 앱을 켜고 도루 강변의 히베이라 광장을 비추며 “여기 어디야?”라고 물으면, 그 장소의 역사, 주변 명소, 도보 이동 거리까지 실시간으로 안내해 주었다. 심지어 “저 다리 언제 지어졌어?”라는 질문에도 동루이스 1세 다리의 건축 연도, 엔지니어, 역사적 맥락 등을 줄줄이 설명해 주는 경험은 감탄 그 자체였다.
더 나아가 “숙소까지 어떻게 가야 돼?”라는 질문에는 내가 있는 위치와 목적지를 계산해 최적의 교통수단과 이동 경로까지 알려준다. 이는 단순한 정보 검색이 아니라, 상황 인식 기반의 맞춤형 판단이다. 식당에 들어가 포르투갈어로 된 메뉴판을 카메라로 보여주고 메뉴별로 한국어로 설명 좀 해달라고 하면 설명도 해준다. "내가 지금 포르투갈 전문 가이드와 함께 여행을 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충 눈치로 때려잡고 메뉴 주문을 하던 막연한 두려움을 벗어나 든든하기까지 했다.
10여 년 전, 종이 지도를 사라지게 만든 것이 구글맵이었다면, 이제 AI 플랫폼은 여행 가이드, 번역가, 역사 해설사, 일정 코디네이터 역할까지 겸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특히 생성형 AI는 단순 응답형 서비스에서 벗어나, 전문 에이전트화 되어가고 있다. 금융, 의료, 교육, 여행 등 각 분야별로 특화된 에이전트들이 등장하면서, 사용자와의 대화는 점점 더 정교하고 풍부해지고 있다.
ChatGPT 검색창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문구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로 바뀐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건 단순한 문구의 변화가 아니다. 기술의 패러다임 전환을 상징하는 징표다. 인간의 ‘명령’을 받아들이는 기계에서 벗어나, 이제는 사용자의 필요를 예측하고 주도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다.
결국, AI 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전적으로 나에게 달렸다. 모든 사람이 AI 시대에 살고는 있지만, 모두가 AI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고, 마이크 버튼을 눌러 말을 건네는 것으로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이젠 낯선 도시에서 길을 헤매는 것이 아니라, AI의 손을 잡고 더 깊은 여행, 더 의미 있는 경험, 더 넓은 이해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기술은 차가운 것이 아니다. 기술은 인간을 따뜻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에게 시간을 돌려주고, 고민을 줄여주고, 감동을 더해주기 때문이다. AI 플랫폼은 이제 단순한 도구를 넘어서, 나와 함께 살아가는 디지털 동반자가 되었다. 그리고 여행은, 그 동반자와 함께 세상을 다시 보는 연습이 된다.
앞으로의 여행은 지도를 펴는 것이 아니라, AI와의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 첫마디는 아주 간단하다. “여기 어디야?”
그 질문 하나가 새로운 세계로 데려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