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운전하다 졸리면 어떤 행동들을 하시나요?? 껌을 씹거나 물을 마신다거나 하여 운동신경을 자극해 졸음 신경을 상쇄하는 방법을 쓰기도 하고 허벅지나 어깨 근육을 두드려 어떻게든 졸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기도 하지요. 창문을 열어 차 안 공기를 바꿔주는 방법도 유용하긴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 중의 하나가 눈꺼풀이라고 스르르 내려와 여러 번 눈을 치켜뜨기도 할 겁니다. 경험상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있으면 공유해 주시지요.
물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졸음쉼터나 휴게소에 들러 차 대놓고 잠시 눈붙이는게 최선임은 자명합니다. 그렇지만 운전하며 목적지로 가면서 중간에 졸음쉼터에 들어 잠을 청하는 것이 여의치 않을 때가 많아 약간 졸릴 때는 그냥 무시하고 갈 때가 많죠. 정말 조심해야 하지만 그게 잘 안될 때가 많습니다.
특히 오전 골프를 치고 점심식사하고 헤어져 운전하여 집으로 올 때 몰려오는 졸음은 거의 최악입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 가느라 잠도 설쳤고 식곤증과 운동 후 나른함이 겹쳐져 운전하기 최악의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보통은 대략 1시간~1시간 반 정도의 거리를 운전하지만 차가 막혀서 서행을 하게 되면 졸음은 심각한 사고를 유발하는 근본 원인이 됩니다.
저는 아직 졸음운전으로 앞차를 추돌해 본 경험은 없지만 깜박깜박 졸아서 위험을 감지했던 상황들은 여러 번 있었음을 자백합니다.
이렇게 운전 중에 졸릴 때 졸음을 쫓는 방법 중의 하나가 앞차 번호판의 숫자로 '도리짓고땡' 게임을 하는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뼛속까지 문과인지라 숫자를 세는데 아직도 손가락을 꼽아야 하기에 앞차 번호판 숫자 넷 자리로 투전판 '섰다' 하듯이 하는데도 온 신경을 써야 하기에 저에게는 아주 유용한 졸음퇴치법이 됩니다.
'도리짓고땡'은 뭔지 아시지요? 화투로 하는 노름의 종류 중 11과 12에 해당하는 똥과 비를 제외하고 숫자 10까지 해당하는 화투를 5장씩 나눠주고 그중 3장으로 숫자를 10,20,30으로 만들어 버리고(짓고) 나머지 두 장의 화투패로 만들어진 숫자가 높은 사람이 이기는 '섰다'게임 중의 하나입니다. 원래 '섰다'게임에는 족보가 있습니다. 3.8 광땡이 최고이고 장땡, 9 땡 등등 그리고 지금은 장례식장에서 완전히 사라졌지만 예전에는 장례식장에서 상주들과 함께 밤을 새우는 것이 상례였는데 그때 밤을 새우며 고스톱 쳤던 세월이 있었습니다. 이 장례식 노름판에서 최고로 쳤다는 장사(10.4)도 족보 중 하나입니다.
ㅎㅎ 뭐 노름의 종류와 족보를 소개하자는 것은 아니고요. 운전 중 졸음 퇴치를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경험담을 이야기하다 나오는 것이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쨌든 원래 '도리짓고땡'은 5장의 화투장으로 하는 것이지만 자동차 번호판에 나오는 숫자가 요즘은 보통 7자리나 됩니다. 숫자 감각이 없어 7자리 조합으로 '도리짓고땡'을 하기에는 머리 회전이 안돼서 보통 뒷자리 4개로 합니다. 4자리로 10이나 20, 30을 만들고 끝 수를 남기는 것조차 제 머리로는 여러 번 굴려야 합니다. 4자리이니 끗수로 합니다. " 1,4,5 짓고 아홉 끗 갑오네" "8,5,4,3 뭐야 짓지도 못하는 황이네" 등등, 없는 숫자 감각을 동원합니다.
없는 머리 쓰다 보면 졸음이 사라집니다. 졸음은 신체적 피로가 몰려와 쉬는 현상이겠지만 이렇게 잔머리 써서 굴리면 정신이 신체를 이기는 현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오늘 아침 3617이라는 번호를 단 차가 아닌 사람을 보게 됩니다. 1,3,6 짓고 그래도 일곱 끗이네요. 끗수로는 그래도 높은 편에 속합니다. 그 번호조차 사치이지만 그래도 이름석자 안 듣고 숫자로 듣는 것이 얼마나 속 시원한지 모르겠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딱 맞는 조합인 듯합니다. 뭐 노름을 조장한다고 한 소리 하시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뭐 혼자 하는 숫자 놀이이니 정신건강에는 좋을 듯싶습니다. 숫자로 부르면 간단명료해지죠. 지저분한 이미지 떠올리지 않아도 되고 말입니다. 정신도 맑아집니다. 졸지 않고 운전도 잘할 수 있습니다. 전방주시하는 것 잊지 마시고요. 번호판 숫자만 보다가 추돌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