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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Jul 21. 2020

오만하지 않은 리더

오만방자(傲慢放恣 ; 어려워하거나 조심스러워하는 태도가 없이 건방지거나 거만하다), 힘 있는 자, 권력자가 경계해야 할 용어입니다. 무엇이든 가진 자 만이 보일 수 있는 자세 또한 오만방자 이니 참 보여주기 쉬운 행위일 수 있습니다. 누군가로부터 군림한다는 것, 대우받는다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방자로 착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갖지 못한 자는 오만방자할 수 없습니다. 내세울 것이 없고 보여줄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철저히 오만방자는 갖은자의, 권력자의 행위입니다.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면 방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오만의 사회는 맞는 듯합니다. 권력자의 행태들을 보면 말입니다. 특히나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배지를 달자마자 바로 오만이 얼굴에 좔좔 흐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오만은 절대적으로 타인이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본인은 자가가 오만스러운지 절대 느끼거나 생각할 수 도 없습니다. 그래서 오만한 리더가 있는 기업은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제계가 근래에 오만에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입니다. 망하지 않기 위해 리더의 오만을 알게 하고 줄이고 아예 제거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오만(Hubris)'.

과연 '권력'과 '오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일까요? 잘 나가는 기업이 망하는데 '오만'은 어떻게 작동을 할까요?


밀랍의 날개를 달고 태양을 향해 날았던 이카루스를 '오만의 상징'으로 봅니다. 많은 기업들이 조직을 무너뜨리는 원인으로 오만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성공으로부터 자만심이 생겨나고 오만과 자만이 이어지면 조직은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만은 "자신의 가치를 과도하게 평가하는 내적인 심리 경향"을 말합니다. 오만은 성공과 함께 다닙니다. 오만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기업 오너나 중역,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정부의 고위 관료, 대학교수 등 우리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들에서 주로 나타납니다. 아니 모든 사람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지만 오피니언 리더들이 주목받기에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처럼 보일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한 긍지와 병적 오만을 구분하는 경계는 애매합니다. 꺾이지 않는 자기 확신과 반성 없는 자기기만의 차이는? 거침없는 리더십과 고집 센 독선의 차이는? 강인한 자신감과 완고한 자만심을 어떻게 구분 지을 수 있을까요? 보통사람도 권력을 가지게 되면, 주변에서 자신의 성공을 대우해주지 않으면 분노하게 됩니다. 권력을 잡으면 나이에 걸맞지 않은 이성관계에 집착하고 권력을 사용하여 주변을 아첨꾼으로 채웁니다. 회사나 종교, 조직을 통해서 타인을 평가하고 심판합니다. 권력을 가지면 본인 스스로 섹시하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도 자기를 섹시하다고 생각한다고 착각을 합니다.


'통제의 착각'입니다. 통제할 수 없음에도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한다는 겁니다. 권력 콤플랙스에 빠지면 조화로운 관계를 맺지 못하고 사람을 힘의 역학으로만 대합니다. 남보다 우위에 있고 다수로부터 인정받아야 안심을 합니다. 지고는 못 사는 심리 때문에 오만이 발동됩니다. 인간은 누구나 원초적 욕구로 오만의 심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권력이 없는 사람은 타인의 마음을 더 잘 헤아립니다. 타인의 마음을 먼저 눈치채야 관계를 잘 유지할 수 있고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권력을 잡으면 사람이 달라집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들게 됩니다. 권력이 나쁜 게 아니라 권력으로 인한 부작용을 인식하고 대처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입니다.


성공은 과거를 화려하게 미화시키는 마술적인 힘이 됩니다. 우연한 행운일지라도 남다른 혜안 때문이라 생각하고 부당한 상술이었지만 기발한 전략으로 비칩니다. 과도한 야근도 자발적 희생이라 생각하고 아부와 아첨도 진정한 존경의 표시로 미화됩니다. 성공의 악순환에 빠지면 주변의 조언과 위기 신호는 사라지고 점점 조언과 충고를 불편하고 괘씸하게 생각하게 되는 오만에 빠지는 것입니다. 성공에서 시작된 오만은 결국 스스로에게 복수를 당해 파멸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기업의 본질은 변화를 통해 지속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변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오만입니다. 변하기 싫거나 변하지 않으면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은 제로베이스로 환경을 변화시키면 사고가 바뀌고 그러면 겸손의 태도로 행동이 변하고 기업의 업무가 변하게 됩니다. 쌀독의 쥐가 주변에 있는 쌀만 먹다가는 나중에 항아리에서 나올 수가 없습니다. 솔개의 눈으로 주변을 살펴야 독의 깊이를 알 수 있고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기업에는 경영적 오만(Business Hubris)과 인격적 오만(Personality Hubris)이 공존하는데 요즘은 오너들의 인격적 오만이 더 주목받는 시대입니다. 모든 성공은 최면이요 마약입니다. 언제든 반복될 수 있고 어디서든 통할 것만 같이 생각하지만 경쟁이 있는 사회에서는 게임의 룰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그런 일은 되풀이되어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시아 최고 갑부 중 한 명인 홍콩의 청룡그룹 회장인 리커싱은 자신의 오만을 방지하기 위해 self check index 4개를 만들어 매일 출근 전에 자문자답했다고 합니다. 1. 내가 지나치게 교만해진 건 아닌지 2. 내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지 3. 내 언행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따져보지 않고 언행을 하는지 4. 예상되는 문제와 결과 및 해법에 대해 미리 계획을 세워놓고 토의를 하고 있는지 또한 이에 대한 통찰력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경계했다고 합니다.


 오만에 빠지지 않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잠시만 멈춰 의사결정을 미루세요. 부하직원들이 돌아가면서 자신의 의견을 의식적으로 발언하도록 하세요. 본인의 의견은 맨 마지막에 하세요. 그리고 공감능력을 키우세요. 상대방을 쳐다보세요. 보고 받을 때 휴대폰을 보거나 컴퓨터를 보지 마세요. 상대방의 말을 중간에 자르지 마세요. 오만도 공감의 결여에서 나오는 현상입니다.


상대방이 있어야 오만도 있고 교만도 있습니다. 상대에 대한 배려가 필요함을 우린 포럼이라는 행위를 통하여 다시 한번 점검하고 있습니다. 당연한 걸 당연하지 않은 걸 로 받아들이고 개선하려고 하는 이 행위들을 되돌아보며 인간사회에 대한 씁쓸한 이면을 보는 것 같아 개운치는 않습니다.


오만하지 않은 리더로 조직과 사회에 일익을 하는 존재로 살기를 끊임없이 채찍질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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