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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Aug 24. 2020

처서-모기-환경의 singularity

어제가 절기상 '처서'였더군요. '처서'는 절기상 여름의 마지막을 뜻합니다. 한자로는 '處暑'입니다. 곳 처자에 더위 서자입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져 더위가 물러나는 자리'라는 뜻입니다. 이 절기가 지나면 '모기 입도 삐뚤어진다'라고 합니다. 선선함에 작은 모기 입이 돌아가는 모양입니다. 가을의 초입을 여름의 성가신 대명사 중의 하나였던 모기에 비유하여 은유를 전하는 기발함이 신선합니다.


올해는 여름이 물러가는 자리에 여름이 시작되는 묘한 현상이 작동하지만 한 달이 넘는 긴 장마로 인해 모기로부터의 시달림은 예전에 비해 거의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속된 장마로 모기들이 서식할 물웅덩이가 계속 잠기고 흘러넘치는 통에 모기 유충들이 부화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가만히 보니 모기도 그렇고 환경도 그렇고 모든 문제는 자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한테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모기야 어차피 짧은 한 절기를 살아야 하기에 최대한 생존활동을 해야 합니다. 피를 빨 수 있는 한 최대한 빨아야 후손 양성을 위한 에너지로 쓸 수 있습니다. 모기는 당연히 제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 한 달 넘게 이어진 장마와 그 뒤로 이어지는 뜨거운 더위는? 이 또한 자연현상이니 탓해봐야 소용없습니다. 결국 지구가 더워지는데 혁혁한 공헌을 한 인간을 탓해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모든 것이 인간으로 인하여 문제가 발생합니다. 농업혁명과 산업혁명 디지털 혁명을 거쳐오면서 인구가 너무 많아진 탓입니다. 자연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에 다가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자연의 특이점(singularity)이 오면 걷잡을 수 없는 환경의 재앙이 올 겁니다.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대표적 재앙으로 다가올 겁니다.  지구생존의 불안을 떨치기 위해  화성으로의 이주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생존 환경이 다른 행성에서 생명이 살아남기에는 현대 과학이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습니다. 화성으로의 여행은 가능할지 모르나 영주 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물론 어쩔 수 없이 다른 행성에서 생존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도 있겠지만 그 한계의 상황이 인간으로 인한 파괴로 앞당겨지는 것을 막는 것이 우선일 겁니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회귀가 아니더라도 더 이상 오염시키고 살육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래야 멀리멀리 후대까지도 이 지구별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겁니다. 지구도 50억 년 후에는 태양에 끌려들어 가고 태양도 적색거성이 되어 빛을 잃게 되겠지만 그 긴 세월을 이어갈 지구의 생명들은 그래도 현재의 푸른 지구가 가장 이상적인 상태였음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눈에 보이는 세상 모든 것에 감사하고 사랑해야 할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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