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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Nov 30. 2020

쉬는 시간에 무얼 하셨나요?

"사람의 진면목을 보려면 그 사람이 쉴 때 무얼 하는지 보라"고 합니다. 사업이던 직장이던 시간의 굴레에 얶매어 정신없이 보낼 때를 제외하고 '자기만의 시간'으로 시간을 사용할 수 있을 때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활용하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자기 의지'에 의한 '자기 시간 활용'은 그 사람의 행동 양식과 의식 세계를 결정하고 쌓아나가는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한 마디로 그 사람의 모든 것이 그 사람의 쉬는 시간 속에 드러나고 표현됩니다.


어떻게 사용하고 누리느냐에 대한 관점에 우열의 가치를 둘 필요는 없습니다. 각자 행하는 행동과 의식에는 목적이 있기에 그렇게 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잠을 자면 어떻고, 게임을 하면 어떻고, 운동을 하면 어떻습니까? 아니 공부를 한다고 하면 또 어떻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와인 한잔 하면 또 어떻습니까? 쉬는 시간의 가치는 어떻게 쓰고 어떻게 가치부여를 하느냐에 따라 결과로 증명됩니다. 부족한 잠을 자는 것으로 쉬는 시간을 활용했다면 자고 난 뒤 충전된 체력으로 사업을 더욱 번성하게 집중할 수 있을 것이므로 최상의 선택일 수 있습니다. 컴퓨터 게임에 몰입하여 정신적 스트레스를 잊었다면 그 또한 쉬는 시간 활용을 가장 잘한 것입니다. 무엇을 하던 한 것에 대한 가치를 내가 얼마나 부여하느냐에 따라 '쉬는 시간'의 가치는 천칭의 기울기를 낮추기도 하고 높이기도 합니다. '쉬는 시간의 가치'는, 항상 무게를 가지고 내려가게 한다면 그것이 "최고의 쓰임"으로 작동했음을 눈치채는 것으로 충분할 것입니다.


저는, 제가 가용할 수 있는 쉬는 시간은 '호기심'을 찾아 해결하는 쪽을 지향합니다. 일요일에 참여하는 자연과학공부도 그렇습니다. 틈틈이 자연과학에 대한 유튜브 영상이나 다큐멘터리를 보는 재미도 솔솔 합니다. 완전히 개인적인 취향입니다. 가끔 기타도 꺼내 왼손 끝의 굳은 살도 풀리지 않도록 하는 일도 합니다. 그냥 합니다. 재미있으니까요. 쉬는 시간 활용의 가치는 바로 '재미'에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재미있다는 것은 관심 있다는 것입니다. 관심 있다는 것은 해보고 싶다는 것이고 해보고 싶다는 것은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쉬는 시간은 행동으로 표현됩니다. "행동한다면 쉰다고 쉬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반문할 수 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쉰다는 것도 결국은 목적 지향적 행동'이었던 것입니다.

쉬는 시간의 활용은 전문가를 만드는 중요한 모티브가 됩니다. 집중과 재미와 행동이 어우러져 반복해서 하게 되고 결국 쉬는 시간에 몰입하는 행위가 전문가를 만드는 일로 귀결됩니다. 반복해서 하다 보면 모든 생각과 행동이 예민해지고 상세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장기기억의 뉴런에 각인되어 자연스러움으로 표출되는 것, 그것이 전문가의 포스입니다.


전문가는 디테일에 강한 사람들을 통칭하는 것 같습니다. '의식'이라는 책의 저자로 유명한 코흐 박사의 책을 읽으면 얼마나 디테일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일례로 어떤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일반적인 내용이 있습니다. 보통 글에서는 "어느 가을날 시내 식당에서 손님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정도의 표현도 "11월 13일 저녁 6시, 어둠이 찾아오는 월스트리트 11번가 거리를 지나 윌슨 식당을 찾았다. 창가 세 번째 자리에 예약된 자리에서 호주산 엥거스 스테이크에 나파밸리에서 2013년에 생산된 피보누아 와인을 함께 마셨다"로 서술합니다.


기억이 좋다는 것은 결국 세밀한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고 그것은 그만큼 온 신경을 집중하여 살펴보고 기억으로 각인시켰다는 것입니다. 바로 의미 기억들을 세밀하게 기억해 내는 능력이 전문가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하는 척도인 것입니다. 우리가 안다고 하는 것의 모든 것이 이처럼 세밀함에서 오는 것입니다. 신경이 예민한 것이 아니라 의식이 예민하게 작용하여 주의 깊게 모든 걸 보고 느끼고 그걸 오차 없이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전문가가 일반인과 다른 점이 아닌가 합니다. 일정 부분 선척적이라는 핑계를 댈 수 도 있겠으나 훈련을 통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끊임없이 감각을 세밀하게 다듬고 그 오감을 통해 인지되는 모든 것 중에 선택적 집중을 통해 기억의 지식으로 끌어올리는 행위들 말입니다.


세상 만물 한 인연으로 엮여있음을 알게 되면 바람 한점 흐름에도 세상의 이치가 담겨있음도 알게 됩니다. '쉬는 시간'의 활용에 대한 지켜봄 만으로도 세상은 이렇게 세밀하고 정밀하게 공진화하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그대와 내가 멀리 있는 것 같지만 같은 공기, 같은 하늘, 같은 떨림으로 이어져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한주의 시작이자 한 달의 마지막 날인 오늘은 '쉬는 시간'을 그대로 채우겠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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