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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Jan 11. 2021

가지 않으면 절대 도달할 수 없다

지금 바깥기온 영하 8도인데 별로 안춥게 느껴집니다. 지난주 내내 영하 15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 속에 지내다보니 영하 10도 정도의 기온은 견딜만한 수준이 되어버렸습니다. 적응이라는 것이 참 묘하죠? 또 며칠 이러한 기온이 지속되다 다시 영하 10도로 기온이 내달리면 추워졌다고 호들갑을 떨테고 잠시 한자리수 기온을 보일라치면 봄이 오는거 아니냐며 호기를 부릴 겁니다. 시간만 상대적인 것이 아니고 기온도 상대적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이처럼 기온이 오르락 내리락 사이클을 타는 틈바구니에서 예민하게 온도차를 느끼며 대중목욕탕에서 온탕과 냉탕을 오가며 피부적응력을 키운다는 남자들의 호기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지금은 코로나 19로 목욕탕에 가본 적이 언제인지 까마득하기도 하지만, 사우나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앉아있다가 불알이 얼얼해지는 냉탕으로 뛰어드는 사내들의 심정은 그저 뱀을 먹으면 정력이 좋아진다는 속설과  프라시보 효과를 합친 것에 진배없을 것입니다. 인간의 상상은 전에 없던 새로운 것들을 인식하게 만드는 조물주임에 틀림없습니다. 없는 것을 있는 것 처럼 느끼게 만들고 물질주의적 사고를 공간으로 확대시켜 인식의 범위로 까지 넓히게 만드는 촉매제입니다. 그래서 보이는 세계는 브레인이 만들어놓은 세계상에 지나지 않다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오감으로 경험하지 않아도 알게 만드는 그 능력, 바로 인간만이 이 지구에서 이루어낸 업적일 겁니다.

기온도 상대적이듯이 세상을 보는 세계상은 그래서 제각각의 형상과 윤곽을 가지고 있습니다. 형상을 구체화시키는 것이 관점입니다. 어떤 시각으로 세상을 볼 것이냐는 것입니다. 하루를 대하는 자세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아침은 회남자(淮南子) 설림훈(說林訓) 한 구절을 새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臨河羨漁 不如結網(임하선어 불여결망)

"물가에 서서 고기를 부러워 하기 보다는  집에 가서 그물을 짜는게 낫다"


매일 아침 생각을 떠올려 글로 쓰는 입장에서 "생각보다 직접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문구가 다가와서 적어논 문구입니다. 위 글귀는, 역시 동양은 인본주의 사상을 가장 잘 갖춘 문화권임을 알게 하는 문장입니다. 인간으로서 가장 정도를 걷는 방법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해답을 내놓는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 해답이 항상 정답일 수 없다는게 문제입니다. 가장 근접하는 해답이긴 한데 정답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죠. 불가에서 화두를 깨달을 때처럼 번쩍하는 돈오의 순간을 제공하면 마치 그것이 최고의 선인양 착각하게 됩니다. 계량화보다는 정성화를 우선시하는 동양적 사고 관점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오늘은 생각보다, 생각한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의 마음가짐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바로 내일이 없을것 같은 오늘을 살자는 의미입니다. 오늘 하루를 가장 재미있고 흥미롭게 살고자 함입니다. carpe diem !

오늘 하루를 즐기라는 선언입니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오늘을 충실히 살라는 격언은 공통사항입니다. 표현방법만 약간 다를 뿐입니다. 회남자를 통해 밝은 하루의 시작을 행동으로 알립니다. 매 순간 새로움으로 가득한데 한눈 팔 틈이 없습니다. 결국 전쟁터로 나가는 자세로 시간 시간을 보낼텐데 무엇이 두렵고 주저할 것이 있겠습니까? 전쟁터로 나가면 오직 이기는 길만이 있습니다. 연민으로 봐주면 내가 죽습니다. 전쟁터는 그런 곳입니다. 죽기 아니면 살기, 행동만이 남아 있습니다. 살아볼까 죽어볼까가 아니고 살아내야 하는 곳이 전쟁터입니다.


그렇다면 적극적으로 부딪쳐야 합니다. 행동해야 합니다. 살고자 행동하면 살아지는 것이 삶입니다. 순간 순간 시간 시간, 노정된 길이라면 걸어가 보겠습니다. 어떤 상황이 전개되더라도 걸어가는 행동만이 그 길의 종착점까지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지 않으면 절대 도달할 수 없습니다. 힘든 길일지라도 같이 가면 이겨낼 수 있고 끝까지 갈 수 있습니다. 같이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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