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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Jan 12. 2021

휴지통에 버려지는 글이 아니길

요즘은 하루에도 여러 social media 채널의 뉴스피드를 통해 다양한 소식과 글을 접하게 됩니다. 어떤 지인은 언론 매체에 게재된 기사나 칼럼을 보내주기도 하고 본인이 받았는데 좋은 글이나 음악이 있으면 다시 카카오톡으로 보내 주시기도 합니다. 365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처까지 밝히시며 카톡으로 좋은 글을 연결해주시는 선배님도 계십니다. 참 감사할 일입니다. 매일 신경 쓰고 관심 갖고 있다는 것이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저도 이런 행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렇게 나에게 들어오는 많은 콘텐츠 중에 "들어보고 읽어보는 것들이 몇 개나 되지?" 반문하고 되돌아보게 됩니다. 고백컨데 절반도 안됩니다. 특히나 어디서 퍼왔을 거 같은 내용들은 특히 그렇습니다. 보내주는 분들께는 정말 미안한 일이지만 현실입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좋아요와 하트를 날리는 것은 의무적으로 눌러주는 요식행위일 뿐입니다. 간혹 댓글을 달아주는 것은 정말 엄청난 관심과 흥미가 있거나 SNS에서 유대관계를 지속하고 싶은 속내가 담겨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왜 그럴까요? 읽어도 별 도움이 안 된다는 느낌 때문입니다. 보내주는 분은 분명 감명이 깊었기 때문에 보내주셨을 텐데 그것을 받아보는 저에게는 아무런 감흥도 없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정말 간혹 쓱 지나치다 눈에 띄는 글이 있어 일견 하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만 그저 처세에 관한 그렇고 그런 이야기 일거라고 지레짐작을 해버립니다. 오만한 생각입니다. 오만한 생각이 현실을 넘어서기가 그렇게 어렵습니다.

분명 제가 매일 아침 보내는 글도 같은 처지에 놓일 거라는 것을 충분히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귀찮게 매일 아침 들어오는데 친구 취소할 수 도 없으니 그저 무심히 지우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보내는 입장에서는 서운하고 아쉬울 수 있으나 현실입니다.


하지만 본인의 손을 떠난 글은 본인의 것이 아닙니다. 읽는 사람의 것이라는 겁니다. 읽던 안 읽던 받은 사람의 선택이기에 보낸 사람은 서운해할 필요가 없습니다. 보낸 사람의 역할은 오로지 보낸 것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그 보낸 글에 담겨있는 많은 생각과 사상은 어떻든 간에 읽는 사람이 소화할 문제입니다. 제가 보낸 글에 공감하지 못했다면 그냥 지워버렸을 것이고 그나마 공감 가는 내용이 있으면 끝까지 읽었을 것입니다.


서로 간의 소통에는 이처럼 공감이라는 감정의 공유가 존재합니다. 내가 보고 느끼는 것을 같이 보고 느끼는데 그것을 누군가가 글로 표현해주니 고맙고 반가운 그것, 그것이 글에 대한 공감입니다. 지워지고 버려지지 않는 글은 꼭 잘 쓴 글이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바로 공감이 가는 글을 잘 쓴 글이라 표현할 뿐입니다. 혼자 쓰고 저장해, 일기 쓰듯 하는 글을 떠나 한 명이라도 누군가 읽고 있다고 하면 글의 필체와 느낌이 달라져 버립니다. 똑같은 글 일 것 같지만 관객의 시선과 감정까지도 글 속으로 들어오게 되어 소홀히 할 수 없게 됩니다. 주제 선택에서부터 단어 선택까지 신중해집니다. 글이 점점 무거워집니다. 천근만근 짓누르는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그게 바로 관객이 있고 없고의 차이입니다. 관객은 힘이 되기도 하고 족쇄가 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글에 날개를 달기도 하고 끝없는 심연으로 끌고 가는 악령이 되기도 합니다.


어떻게 매일 글을 전개하고 공통의 공감을 가져갈 것인가는 오로지 쓰는 이의 고민이며 고뇌입니다. 읽는이까지 고민할 필요도 없고 그렇게 되지도 않습니다. 글을 통해 무언가 정리되고 심연을 벗어나 하늘로 날아오르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면 그것이 글을 쓰는 최상의 방법이지 않을까 합니다. 매일 폭넓은 지식을 담아내지 못하고 신변잡기를 늘어놓을지라도 말입니다.


오늘도 읽는 이에게 오롯이 공감을 전하는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이로써 만족하는 행복한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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