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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Apr 27. 2021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누가 더 잘한 걸까?

이번 주말은 봐야 할 영화 2 편이 생겼네요. 오스카 주연배우상 수상 작품과 조연배우상 작품, 2편이 모두 개봉관에서 상영 중이니 말입니다. 조연배우상 수상작은 국내 개봉한 지 한 달도 넘었는데 아직도 못 보고 있었고 또 다른 주연배우상 작품도 2주 전에 개봉했는데 역시 보질 못했습니다. 영화를 찾아서 보는 스타일도 아니고 코로나 19로 영화관에 가기도 꺼림칙해서이기도 합니다만 어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윤여정 씨께서 받으시는 걸 보니 꼭 봐야 할 것 같은 사명감이 들었습니다. 


역대 아카데미 수상작들이 저에게는 별 감흥을 못 주었기 때문이기도 한데, 서양 감성에 대한 평가로 상을 주었다는 느낌이 강해서 그럴 겁니다. 그런데 윤여정 씨의 여우조연상 수상 소식을 담은 영화 '미나리'는 한국적 감성을 담고 있으니 예전 아카데미 수상작들과는 다를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윤여정 씨 때문에 주연배우상 작품인 '노매드 랜드'는 덤으로 봐야 할 리스트로 따라붙었네요. 거꾸로 되었을까요? 주연배우상 작품을 먼저 봐야 할까요? 주연배우상은 조연배우상보다 연기를 더 잘 사람에게 주는 걸까요? 각각의 작품에서 각자의 역할에 대한 것이니 두 배우상에 우열이 있을 수 없습니다. 동급입니다. 똑같이 박수를 받아야 마땅합니다. 작품에 대한 상이 아니라 배우의 연기에 대한 상이기에 그렇습니다. 


'미나리'가 미국 자본이 만든 미국 영화이긴 합니다. 출연배우가 한국인일 뿐입니다. 영화를 보면 미국 자본만 좋은 일 시키는 일이기도 하지만 한국인 이민자들의 삶과 애환을 한국인의 감성으로 그려냈으니 한국인 할머니의 자식에 대한 무한사랑을 엿볼 수 있겠지요. 일부러 '미나리'를 보기 전까지는 영화평을 읽지 않고 보지 않고 있습니다만 윤여정 씨의 여우조연상 수상으로 편견을 가지고 영화를 보게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도 기쁜 마음으로 할머니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충만합니다.

반면에 이번 아카데미 수상식에서 여우주연상, 감독상, 작품상 등 3개 부문 상을 휩쓴 '노매드랜드(Nomadland)'는 어떤 영화인지 궁금해 소개 영상 및 영화평을 찾아봤습니다. 여우주연상을 받은 프란시스 맥도맨드(Frances Mcdomand)는 벌써 여우주연상을 3번째 받았더군요. 근래에는 2107년에 'three billboard'로 받았네요. '노매드랜드'는 여주인공이 세계 금융 위기후 경제적으로 붕괴한 작은 도시를 떠나 홀로 밴을 타고 유목민처럼 떠도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소개 영상을 보다 보니 귀를 사로잡는 대사가 있습니다.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아줌마가 노숙자라고 하던데요?" 그러자 "아니 단지 집이 없을 뿐이야(I'm not homeless. just houseless)"라고 합니다. 대사 한 마디가 영화 전체를 표현하고 있는 듯합니다. Chloe Zhao 감독은 "노매드의 삶을 연출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영위하는 모습을 담아내려고 했다"라고 합니다. 또한 노매드들 각자의 계획을 흐름에 맞게 담아내야 해서 즉흥적이고 자연스러운 변화가 필요했답니다. 


사람들은 계획을 세우고 가능하면 계획에 따르려고 노력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계획을 과감히 버려야 하는 그 무엇이 바로 우리의 삶입니다. 노매드들이 추구하는 것이고 노매드 영화 제작진이 실행했던 것입니다. 바쁘게 정신없이 살 수밖에 없어 내가 어디로 가는지 조차 모르고 있는 사람이나 내일 무엇이 올지, 어떻게 올지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위안과 위로가 되어주는 영화라는 감상평에 훅하고 빠져버렸습니다. 영화를 보고 느끼는 감상도 자의적인 것이라 나에겐 어떻게 다가올지 궁금하긴 하지만 그래도 기대를 갖기에 충분한 영화임엔 틀림없어 보입니다. 삶을 사는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대처해 나가는 모습을 이번 주말에는 2명의 여배우를 통해 화면으로 만나보도록 해야겠습니다. 혹시 같이 영화 보러 가실 분 계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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