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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Jun 15. 2021

욕망의 베이스캠프를 높여라

인간이 걸어서 올라갈 수 있는 최고 높이는 8,848미터입니다. 바로 에베레스트입니다. 이 지구 최고 높이에 오른 사람은 몇 명쯤 될까요? 1953년 에드먼트 힐러리가 처음으로 오른 이후 지난해까지 모두 3,684명이나 올라갔습니다. 2007년 한 해에는 514명이 등정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세계 최고봉이 완전히 북한산 오르는 것처럼 되어버렸습니다.


근래에 히말라야 8,790미터 사우스콜 힐러리 스템 병목구간에 등반객들이 줄줄이 서서 순서를 기다리는 사진이 공개되어 충격을 준 바 있습니다. 이 구간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시간을 지체하다 산소부족과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고가 빈발합니다. 8,000미터가 넘는 히말라야 구간에서 트래픽 잼이 발생한다는 상상을 초월하는 사건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바로 에베레스트를 전문적으로 상업 등반하는 여행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50여 개 팀이 영업을 하고 있답니다. 세르파가 루트에 고정 로프를 설치해주고 식사도 준비해 줍니다. 고객들은 마치 잘 정비된 길을 걷는 것처럼 에베레스트를 오르고 있는 겁니다. 히말라야 고봉 14좌를 처음으로 완등 했던 매스너는 이 같은 고산 등반 현상을 '관광과 쇼로 전락했다'라고 표현합니다. 에베레스트가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부자들의 테마파크'가 되어버렸다는 겁니다. 아마추어 등반가들도 에베레스트를 뒷산 정도로 생각하여 몰려들고 사고도 빈발하자 네팔 정부에서는 2019년부터 등반허가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6,500미터 이상 고봉을 등반한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만 등산 허가를 하고 등산료를 1인당 35,000달러(4,000만 원 상당)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다고 인간의 욕망을 꺾을 수는 없을 겁니다.  에베레스트를 올랐다는 사람들의 숫자는 점점 늘어날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구 최고봉에 쉽게 오르는 현상이 발생한 걸까요? 장비가 좋아져서 일까요? 물론 당연히 일조를 하고 있겠죠. 사람들의 체력이 예전보다 더 좋아져서 일까요? 기상을 관측하는 첨단 기술이 발달해서 그럴까요? 제일 큰 이유는 베이스캠프가 점점 높아져서 그렇답니다. 지금은 네팔 쪽에서 올라가는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가 5,364미터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베이스캠프까지는 웬만한 산악동호회 사람들은 대부분 가 본 관광 명소가 되어 있습니다. 국내 산악회에서 가는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의 최종 목적지도 바로 이 베이스캠프입니다. 하지만 에베레스트 꼭대기까지 가고자 하는 원정대는 이 베이스캠프보다 더 높은 위치로 도전 캠프를 옮겨놓고 있었던 것입니다. 꼭대기까지 올라가야 할 거리가 짧아졌으니 당연히 정상에 올라갈 확률도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삶을 설계하는데 있어서도 이루고자 하는 목표의 베이스캠프를 올리면 거기에 맞게 모든 역량을 집중할 수 있습니다.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고 정리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끊임없이 매진하게 됩니다. 욕망의 목표가 낮거나 작으면 그만큼의 범위만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꿈은 크게 가지라"는 것이 정답입니다. 나의 사고의 범위와 행동의 반경을 넓히는 기본 프레임인 것입니다. 인간은 하늘을 날지 못했기에 '갈망'과 '욕망'이 생겼습니다. 하늘을 초월하지 못했기에 초월을 꿈꾸었고 이를 극복해 냈습니다. 그래서 지구의 하늘을 벗어나 화성의 하늘과 태양계의 하늘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나는데 만족했던 새는 나는게 당연했기에 하늘을 벗어나고 싶은 욕망을 갖지 못했고 지구의 하늘에 머물러 있습니다. 


꿈의 베이스캠프를 높이고 그 높이에 맞는 지식과 지혜를 채워 넣어야 합니다. 그래야 풍성하고 풍요로운 자신을 발견하고 계속 나아갈 희망을 발견하게 됩니다. 나의 베이스캠프는 지금 어디에 위치하고 있나요? 위치 조정을 할 때가 되었는지 되돌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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