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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Jun 21. 2021

정보와 지식은 가진자와 못 가진자를 차별한다

달력을 넘겨다보니 오늘이 절기상 하지(夏至)입니다. 태양의 고도가 가장 높아 낮시간이 1년 중 가장 긴 날입니다.  내일부터는 다시 조금씩 낮의 길이가 짧아지고 밤의 길이가 길어질 겁니다. 차면 기우는 세상 이치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내 옆에 있었습니다. 시간과 생명과 삶은 활시위를 떠난 화살과 같이 방향성을 가지고 간다는 주기의 논리를 한치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공변 하는 상대적 시간이라 방향성을 갖고 있음을 눈치채고 있지만 주변의 현상은 시간의 흐름을 따라 변화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시간이 세상을 왜곡되어 표출시키고 인간의 시선은 그 현상을 진실로 받아들입니다. 진실이 왜곡되어 보이는 현상, 현상론입니다.


단적으로 절기상 하지이면 태양의 고도가 제일 높아 열에너지를 대지가 가장 많이 받을 때이므로 제일 더워야 함이 맞습니다. 하지만 1년 중 제일 더울 때는 하지를 한 달 정도 지난 시점이 제일 더워, 7월 말 정도가 됩니다. 이 현상은 왜 그럴까요? 바로 대지가 열에너지를 받아 복사열을 내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현상이 진실을 왜곡되게 보이게 하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현상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주변을 살펴 바른 정보를 입력해야 합니다. 제대로 된 정보를 갖지 못하면 올바른 출력을 할 수 없습니다. 안심시키는 거짓은 불편한 진실보다 달콤합니다. 세심하게 살피고 들여다보려 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불편한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신경 써서 들여다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불편한 진실에 접근할 때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불편한 진실에 접근할 때 최소한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대가들의 거쳐온 길을 따라가는 겁니다. "뭐 그렇게 쉬운 일을?"이라고 치부할 수 있으나 쉽지 않습니다. 대가들은 해당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신 분 들입니다. 그 뒤를 따라가다간 가랑이가 찢어질 겁니다. 아마추어는 대가들이 평생 일구어놓은 최종 결과물들을 학습하는 일입니다. 전문가처럼 공부하기보다는 전문가들이 일궈놓은 성과를 흡수하여 종합하는 스펀지가 되어야 합니다.


지식과 정보는 철저히 차별적입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우열이 확실하다는 겁니다. 정제된 진액의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우량의 정보와 지식이 있어야 정보와 지식을 섞어 융합하고 그 안에서 창의성이 발현됩니다. 지식과 정보의 창고가 비어 있는데 양질의 결과물을 얻을 수 없습니다.


지식과 정보의 창고를 채워 넣기 위해 무슨 일들을 하고 어떤 책들을 읽으시나요? "먹고살기도 바쁜데 뭔 한가한 소리야?" "책 읽을 시간이 어디 있어? 잠잘 시간도 없는데"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일상에 치어 사는 게 삶이지만 가끔씩 둘러보고 푸르른 하늘도 올려다보며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는 일"은 삶을 사는데 중요한 이정표가 됩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나를 위한 나무를 내 안에 심어야 합니다. 앞으로 그 어느 날 살아온 날들을 뒤돌아볼 때 울창한 숲이 되어 있어 안식을 줄 수 있도록 가꾸어야 합니다. 심어놓은 나무가 없다면 숲이 될 수 없습니다. 나무 몇 그루 없는 황량한 황무지로 머릿속을 세팅한다는 것은 너무도 비참하지 않을까요? 지금부터라도 묘목 한 그루 한 그루 심어나가면 넓지는 않더라도 아담한 숲을 보여줄 수 있게 될 겁니다. 그러면 그 숲에 안식하러 오는 새, 노루, 다람쥐들도 같이 따라올 겁니다. 가끔 도토리도 내어주고 화사한 꽃도 펴 향기도 전할 수 있는 그런 숲 말입니다. 오늘도 내 안에 나무를 한 그루 심고 물을 주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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