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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Jul 02. 2021

세상은 리듬이고 순서다

세상은 리듬(Rhythm)입니다. 리듬은 장단과 가락이 있는 흐름입니다. 이 리듬의 높낮이가 시냇물 흐르듯 완만한지, 거친 폭풍우 휘몰아치듯 거친 지가 다를 뿐입니다. 멀리 보이는 산들의 능선도 카오스 분포의 리듬을 따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으며 한강물의 흐름도 거친 듯 느리게 또는 잔잔하게 리듬을 타고 흘러가고 있습니다. 멀리 볼 것도 없이 지금 내 감정의 리듬도 날씨의 리듬을 타고 구름 끼는 하늘처럼 가라앉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생명이라고 일컫는 모든 존재들은 모두 고유의 리듬을 가지게 됩니다. 인간은 이 리듬을 잡아채 건강신호를 읽는데 활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심장 뛰는 소리도 리듬을 따라갑니다. 심장의 리듬이 규칙적이지 못하면 부정맥이라고 합니다.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입니다.


소리의 리듬을 음악이라고 하고 색체의 리듬을 미술이라고 합니다. 리듬은 순서입니다. 리듬의 순서를 무시하고 벗어나면 음악에서는 소음이 되고 사람에게는 자폐나 광기로 표출됩니다. 바로 리듬의 순서에도 적당함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생명에 있어 적당함은 그만큼 중요합니다. 어느 정도가 적당함의 척도인지가 애매하고 만인만색으로 적용되기에 코로나 19 백신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약간의 발열 정도로 끝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치명적으로 다가오는 것과 같습니다. 


생명에 있어 리듬의 순서는 운명입니다. DNA가 전사되고 복제되는 과정도 순서에 의해 펼쳐지는 생명의 향연입니다. 순서가 하나라도 잘못되면 돌연변이가 됩니다. 순서 정보가 생명의 정보입니다. 순서 정보는 인과관계입니다. 반드시 앞에 있는 순서가 발현되고 나서야 뒤에 있는 순서가 등장합니다.

우리 몸은 60조가 넘는 세포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세포 하나하나에 있는 핵에 DNA 염색체가 들어있습니다. 염기쌍이 32억 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눈에 보이지도 않는 마이크로 단위의 염색체 안에 감겨있는 DNA의 길이가 무려 1.8미터나 됩니다. 감히 생명의 근원을 상상하기기 쉽지 않은 수준입니다. 이 DNA 분자 사슬이 길다 보니 토막이 잘 납니다. 이 손상되는 DNA를 얼마나 잘, 빨리 복구하느냐가 생명을 유지하는 핵심 포인트입니다. 손상되는 DNA가 세포당 하루에 1백만 번이나 됩니다. 하루에 1백만 번씩 손상되는 DNA. 멀쩡하게 지금 이 시간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감사해야 할 일임이 틀림없습니다.


지금 내가 살아 숨 쉬는 자체가 신비입니다. 영적인 신비를 갈구하는 것보다 지금 이 순간 멍쩡함에 경배를 드리는 것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리듬을 타는 겁니다. 감정이 격해져 있다면 누그러트리고 너무 심약해져 리듬이 낮아져 있다면 조금 끌어올리도록 해봅니다. 리듬의 대명사는 음악입니다. 좋아하는 클래식이던 팝송이던 가요던 심지어 뽕짝이던, 내 리듬의 수준을 오늘 분위기에 맞출 수 있으면 작동시켜 보시죠. 기분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은 음악의 리듬에 내 감정의 리듬을 맞추고 있다는 겁니다. 몸의 리듬도 맞춰보시죠. 들썩들썩 ~


이렇게 리듬을 맞춘다는 것은 순서의 동화입니다. 반드시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암시로 치환됩니다. 좋은 리듬은 반드시 좋은 끝맺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리듬이 불협화음으로 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외부 에너지가 투입되어야 합니다. 그럴 일은 없을 것입니다. 내 리듬을 지금 최적으로 유지하고 있을 테니 불협화음이 끼어들 틈이 없기 때문입니다. 


불금입니다. 주말에 장맛비가 예보되어 있긴 합니다만 장맛비조차 내 리듬 안으로 끌어들여 받아들이면 장대비 쏴아하고 내리는 리듬조차 시원함으로 다가올 것이 틀림없습니다. 리듬에 맞춰 엉덩이 한번 흔들어 보실까요? 살랑살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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