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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Jul 19. 2021

SNS로 소통 안 하는 내용 골라내기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으면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본인이 원하지 않아도 주변 사람들이 대부분 사용하고 그 안에서 소식과 정보를 나누고 있으니 할 수 없이 어플을 휴대폰에 깐 사람도 있을 겁니다. 소통에서 왕따를 당하지 않으려는 심리는 본인 의사 반 타인 의사 반으로 해서 모든 사람이 SNS 플랫폼 채널 중 하나 정도는 휴대폰에 깔려 있게 되는 것이죠.


저만 해도 페이스북을 주로 사용하고 인스타그램은 눈팅으로 훔쳐보다 가끔 하트를 날려주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국민 메신저 어플인 카카오톡도 SNS 채널로 볼 수 있으니 당연히 사용합니다. 하루 중 제일 많이 보게 되는 어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저런 모임으로 개설되어 참여하고 있는 카톡방이 열개는 넘게 있습니다. 이 카톡방 모임을 통한 소통이 제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네이버 밴드에도 모임방이 여러 개 만들어져 있어 지인들의 근황을 보게 됩니다. 블로그도 Daum 하고 Naver에도 계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Daum 블로그에 올려지는 내용은 주로 해외여행 때 찍었던 사진과 상세한 비용 명세들을 올려놓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Naver 블로그에는 올리는 내용은 거의 없이 그저 계정 유지 정도만 되고 있습니다. 블로그 처음 만들 때 Daum 블로그를 먼저 시작해서 그런가 봅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하여 해외여행을 못한 지난해부터는 블로그도 업데이트가 안되고 있습니다. 이러다 휴면 계정이 될 듯합니다.


이 많은 SNS 채널에 참여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연이어 올라오는 업데이트 알람 소리를 꺼놓고 하루에 서너 번 몰아보기라도 해야 하는 이유 말입니다. 지인들의 일상이 대부분 담겨 있기에 남들은 무얼 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대충 알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끔 부지런한 친구가 퍼 나르는 해당 업종의 최신 정보도 눈에 띕니다. 감동적인 글이나 동영상, 웃음과 해학이 있는 사진들도 공유됩니다. 순기능으로써의 SNS는 참으로 좋은 역할을 하고 있음에 틀림없습니다.


그렇다고 순기능만 있는 것이 아님은 만천하가 다 알고 있습니다. 끼리끼리 모여 정보가 교환되다 보니 확증편향적 정보만 보게 됩니다. 패거리 구성에 아주 최적인 환경이 이 SNS 활동입니다. 그리고 SNS에 올라오는 대부분의 내용들이 자화자찬하고 자랑질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 또한 눈에 거슬리는 부분입니다. 좋은데 여행을 갔거나 맛있는 맛집에 갔거나 비싼 무언가를 샀거나 사진으로, 동영상으로 자랑할만한 것은 무엇이든지 올라옵니다. 인생 사진을 찍고 맛집이라고 하는 곳에서 한 시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음식 사진을 찍는 이유는 모두 SNS에 올리기 위해 섭니다. 나는 가봤고 먹어 봤다를 증명하는 것입니다. 

이제 SNS에 올리지 않는 것에 눈을 돌려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SNS에 올리는 것과 올리지 않는 것의 경계를 찾는 것은 상대적이라 애매할 수 있습니다. 굳이 자랑질하는 것과 자랑질 거리가 안 되는 것을 구분한다고 할 수 도 없는 애매함입니다. 뭐는 되고 뭐는 안 되는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자랑질의 본성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좋은데 있고 맛있는 거 먹고 하는 것들만 주로 올라온다면 그 이면에는 그렇지 못한 본모습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도 있음을 보자는 겁니다. 실제는 그렇지 않지만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우아하게 살고 있음을 은연중에 보여주고 싶은 의도 말입니다. 남들에게 뒤쳐지기 싫은 기본 심리의 바탕이 SNS 상에서는 거꾸로 표출되고 있을지 모릅니다. 상대적으로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보상심리가 사진으로 동영상으로 보입니다. 자기만족입니다.


SNS라는 가상공간에서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것은 SNS가 심리 도구로써 적절히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허세와 겉치레일 수 있으나 가상공간에서 전개되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안 보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세상사는 모든 내용들이 올라오고 돌아다니는 SNS는 소통의 천국입니다. 듣기 싫고 보기 싫은 정치 이야기가 오고 갈 지라도 "그런 놈들이 있었군"하고 지나가면 됩니다. 자꾸 눈에 거슬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친구는 그런 환경과 그런 조건에서 그런 생각을 하겠구나 정도로만 이해해주면 됩니다. 우리는 SNS 상에서도 정답을 가지고 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이래야 되고 저것은 저러면 안 된다는 관념 말입니다. 어차피 SNS는 가상의 공간입니다. 모든 일이 모든 확률로 벌어질 수 있는 상상의 공간입니다. 다양성입니다. 그 다양성에서 취하고 버릴 것을 선택하는 것은 오로지 본인의 몫이자 역할입니다. 친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끔은 좋아요와 하트를 무심코 누르듯이 말입니다. 어느 것에 더 비중을 둘 것인지도 매일매일 매시간 매시간 변하고 바뀝니다.


SNS에 담기지 않는 내용도 추적하고 유추해 볼 일입니다. 가상공간 이외의 장소에서는 어떠한 일들이 벌어지고 어떠한 정보들이 생성되고 있는지 눈여겨 살펴볼 일입니다. 분명 가상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의 10배 이상은 장외에서 일어날 겁니다. 그중의 일부가 SNS에 담길 테니 말입니다. SNS에 담기지 않았던 내용이 뭐가 있는지 시선과 관점을 바꿔봐야겠습니다. 보이지 않던 본질이 하나 둘 다가올 것이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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