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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Sep 30. 2021

월말의 스트레스

오늘이 벌써 9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지구과학과 물리학을 들이대기 전에 한 달 달력의 끝자리에 와있음에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그리고는 "시간 참 빠르네"를 되뇝니다. 시간이란 녀석을 떠올리는 순간, 스트레스가 엄습합니다. 월말의 시간은 마감을 해야 하고 한 달 결산을 해야 하고 마무리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항상 그렇지만 지나온 시간에 만족하는 사람은 정말 드뭅니다. 한 달 실적 목표를 달성한 사람 정도나 가능할까요? 하지만 매달 자기 목표를 이루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는 멀리 바라볼 필요도, 주변을 두리번거릴 필요도 없습니다. 바로 나 자신이 그 목표를 성취해내지 못하고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목표가 있어야 성과를 달성할 힘도 생기고, 숫자에 끌려서라도 할 수 없이 하게 되지만 한 달을 지속적으로 목표를 향해 정진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눈치챕니다. 달성 가능한 정도를 목표로 세우지는 않습니다. 목표는 최선을 다했을 때 겨우 도달할 수 있는 그런 곳에 있습니다. 그게 목표입니다. 쉽게 다가가고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쉽게 얻을 수 있는 목표의 계획이라면 단박에 알아챕니다. 천천히 해도 되고 치밀하게 하지 않아도 목표에 도달할 것임을 아는 순간, 목표는 목표가 아니고 그저 구호로 전락합니다.

목표란 녀석은 그런 겁니다. 손이 닿을락 말락 하는 높이에 있는 선반과 같습니다. 그 선반에 놓인 달콤한 과일입니다. 선반에 손이 닿아 과일을 내리려면 바닥에 상자를 쌓던지 사다리를 가져오던지, 아니면 긴 장대라도 구해야 합니다. 바로 노력이 필요한 겁니다.


이 노력을 구체화하는 데는 반드시 숫자가 있어야 합니다. 확실한 결과를 눈으로 봐야 자극을 받는다는 겁니다. 체중을 줄이려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얼까요? 제일 먼저 할 일은 매일 체중계에 올라가 몸무게를 다는 일입니다. 매일 올라서서 움직이는 숫자를 일일이 기록하고 기억하는 일입니다. 그래야 변하지 않는 숫자에 허탈해하고 높아지는 숫자에 좌절하게 됩니다. 그래야 운동도 하게 되고 먹는 양도 줄이게 됩니다. 눈으로 확인하지 않는 계획은 달성률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진부한 거 같지만 영업사원들 실적을 막대그래프로 표시하는 데는 그런 무언의 암시가 작동하도록 설계하는 방법 중 하나였던 겁니다.


어떻습니까? 이번 9월 한 달, 여러분의 실적은 초과 달성하셨는지요? 대부분 목표 달성을 이루어내지 못하셨을 겁니다. 코로나 시국에 영업 잘하는 비즈니스맨은 정말 대단한 분이십니다. 칭찬받아 마땅하고 자부심을 가져도 박수받을만합니다. 그렇다고 이번 달 실적 미달했다고 너무 의기소침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음 달에 더 열심히 할 자극으로 흔적을 남겼다고 생각하는 정도면 족할 것입니다. 월말의 스트레스에서 언제 벗어나나 고민하시는 대부분의 셀러리맨들에게 힘찬 응원의 함성을 보냅니다. 같이 크게 소리 한번 지르고 9월을 과거로 던져버립시다. 이 어려운 코로나 시국에 그나마 버티고 있는 게 자랑스러운 것이라고 생각의 치환을 해버립시다. 그래야 내일 다시 10월의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을 것이고 대체휴일이 두 번이나 있는 행운의 달력에 은근히 미소 지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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