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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Jan 03. 2022

현장에 있어야 보인다

임인년 신년의 첫 업무는 어떻게 시작하고 계신가요? 현장에 계신가요? 영업 현장일 수 도 있고 작업현장일 수 도 있습니다. 업무 첫날이니 시무식도 하고 업무계획도 짜고 천천히 나설 예정이시라고요? 당장 현장으로 나가시지요. 일은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움직이고 행동해야 합니다. 움직이지 않고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골프 퍼팅 시 "홀을 지나가도록 볼을 쳐라"라는 명언이 있습니다. 지나가지 않으면 절대 홀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홀은 현장입니다. 


현장(現場)은 "어떤 일이나 사건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거나 일어난 곳"입니다. 바로 현재 실시간이라는 겁니다. 세상 모든 일 모든 현상이 벌어지는 곳이 바로 현장이고 현재입니다. 현장을 떠나 있다는 것은 말 그대로 현재에 있지 않다는 겁니다. 현장과 현재에 있지 않으니 오류가 발생하고 사건과 사고가 일어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현장은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는 모든 파노라마를 말합니다. 현장에 있어야 일과 업무의 전개 과정을 파악할 수 있고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관리자의 오류'라는 것이 있습니다. 관리자는 자기가 이미 오랜 연륜 동안 경험하고 체험해 왔기에 지금 벌어지는 일도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현장에 없어도 그 일이 어떻게 전개될지 눈에 선하게 보이는 듯합니다. 그래서 현장에 가지 않고도 강력한 추진력으로 일의 진행을 다그칩니다. 하지만 현장은 항상 같지 않다는데 맹점이 있습니다. 똑같은 업무의 진행 같지만 현장은 다른 변수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현장에 있으면 보이지만 현장에 없으면 보이지 않는 신기루와 같습니다. 이 보이는 신기루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제대로 판단하는 사람이 진정한 관리자입니다. 


현장에 없으면 이 신기루를 진짜로 착각합니다. 현장에서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과거에 자신이 하던 일의 행적을 오버랩하여 보이는 것으로 인식합니다. 신기루가 일의 방향을 잘못 잡는 키로 작동합니다. 보이기에 안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본인은 잘못 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직원들이 제대로 안 따라왔기에 그렇다고 안타까워하고 아쉬워합니다. 

현장은 오류를 수정할 수 있는 곳입니다. 관리자의 지혜는 바로 현장에서 빛날 수 있습니다. 오류가 발생하면 바로 수정할 수 있고 이 수정과정에 관리자의 경륜이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장은 움직이는 타깃입니다. 움직이는 타깃을 맞추기 위해서는 치밀한 수정이 필요합니다. 스나이퍼가 움직이는 타깃을 맞추기 위해 조준을 할 때 바람의 방향과 탄도의 각도까지 염두에 두는 것과 같습니다. 현장에 없으면 전혀 눈치챌 수 도 없을뿐더러 감조차 잡을 수 없습니다.


작업 현장이 영하의 바깥이라 할지로도 솔선수범 나서야 합니다. 현장을 녹여줄 모닥불이라도 피워놓고 나가야 합니다. 사람을 만나야 하고 업체를 만나야 한다면 신년인사차 길을 나서야 합니다. 코로나19를 핑계 삼아 문자 보내고 이메일 보내고 인사를 대신할 것이 아니고 PCR 검사를 3일 간격으로 해서 음성 판정 지를 손에 들고 다닐지언정 현장으로 찾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 내가 하는 일을 현장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맥없이 왔다 갔다 하며 시간 죽일 것이 아니고 어차피 벌인 일의 현장을 주도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움직여야 합니다. 과감히 다가서야 합니다. 그러면 이 정도 추위의 차가움 쯤이야 마주설만 한 현장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현장으로 나가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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