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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Mar 10. 2022

모두스 비벤디(modus vivendi)

모두스 비벤디(modus vivendi, 서로 다름과 실수를 인정하고 공존하는 법을 모색하는 합의와 타협). 대통령 선거가 끝난 오늘, 우리가 멈춰서 생각해야 하는 화두가 아닌가 한다. 비방과 혐오의 정치를 벗을 수 있는 길은 상대를 인정하는 것이다. 


멈춰서 생각하라(To stop on think)


멈추면, 안보이던 것들이 하나 둘 다시 보인다. 달려가는데 정신이 팔리면 주변 상황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시야는 점점 좁아진다. 좁아진 시야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기에 오류가 발생하고 실수가 생기고 사고가 나기도 한다. 멈춘다는 행위는 너무도 간단한데 멈추기가 쉽지 않다. 사고가 나야 멈추게 된다. 사고가 나고 멈춰봐야 소용이 없다. 멈춤은 타이밍이다. 사고가 나기 전 멈추는 지혜가 수반되어야 한다. 


응원과 감시는 동시에 일어난다. 양날의 검이다. 응원은 권리이며 감시는 책임이다. 권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밀어주고, 그 사용되는 권력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권력이 그릇된 신념을 가지고 부도덕한 범죄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감시를 해야 한다. 권력을 잡게 하고 악행을 행하도록 방조한 책임은 맹목적인 애국심이다. 권력자에 대한 책임만 물을 것이 아니라 권력을 쥐어준 사람들의 책임도 엄중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멈춰보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 주목을 해야 한다. 무엇이 보이는가? 지금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들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고 해결해야 할 현안일 것임에 틀림없다. 새롭게 보이는 것 하나하나를 차분히 풀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비난과 비방, 혐오가 난무하던 쓰레기장을 벗어나 지금 당장 우리는 강원도 산불부터 진화해야 한다. 이것이 현실이고 사는 길이다. 


빛은 총천연색을 지니고 있지만 속살은 빨강, 초록, 파랑의 삼원색(RGB)이 만들어내는 향연이다. 이 빛의 색깔은 섞을수록 밝아져 결국 흰색이 된다. 반면 색의 삼원색인 빨강, 노랑, 파랑을 섞으면 점점 어두워져 검정이 된다. (색의 삼원색(CMYK)은 사실 우리가 디테일을 잘못 알고 있다. 청록(Cyan) 자홍색(Magenta) 노랑(Yellow)이다)


우리는 멈춰 서서 빛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점점 밝아져 세상을 알아볼 수 있는 그런 눈이 필요하다. 물감 색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점점 검게 보인다. 세상을 흑백의 논리로만 보게 되고 결국 검은 것만 보게 된다.


멈춰 서서 밝은 하늘을 쳐다보자. 세상은 그렇게 총천연색으로 펼쳐져 있다. 눈을 들어 보지 않았고 멈춰서 보지 않았기에 미처 보지 못했을 뿐이다. 세상은 오늘도 어제와 다르지 않고 내일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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