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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Mar 11. 2022

질문은 깨물어 아플 정도로 물어야 한다

질문을 잘해야 한다. 무엇을 물을지 안다는 것은 상황을 안다는 것이다. 관계를 안다는 것이다. 질문하는 수준이 그 사람의 수준이다.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끄집어내어 물을 수밖에 없다. 당연하다. 무엇을 물을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당연하다. 공부하지 않고 배우지 않고 신경 써 관심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머릿속에 담겨있는 지식을 융합하고 통합하는데 자극제로 외부 지식을 활용할 능력이 안되기 때문이다. 게을러서 그렇다. 내가 모르는 것을 찾고 알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자신에게 계속 물어야 한다.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말이다.


답변도 준비되어야 가능하지만 질문도 준비되어야 가능하다. 답변은 준비되지 않더라도 맥락이 없지만 즉흥적으로 두리뭉실 이야기할 수는 있다. 하지만 질문이 준비되지 못하면 아예 질문조차 할 수 없다. 묻는다는 행위는 그만큼 엄중하다.


질문을 하려면 많이 알아야 하고 깊이 알아야 한다. 앞뒤 맥락을 알아야 하고 좌우 정황을 알아야 한다. 그 가운데 비교하고 차이를 발견해야 질문이 가능하다. 결국 질문은 가치를 만드는 일이다. 가치를 묻는 일이다. 질문이 엉뚱하다는 것은 가치가 없는 것을 묻는다는 것이다. 질문을 "내가 모르는 것을 묻는 행위"로 알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일견 맞는 듯 하지만 모르는데 무얼 물을 것인가 말이다. 질문은 모르는 것을 묻는 것이 아니라 "알고 있는 것과 비교해 차이가 무엇인지 묻고 확인하는 것"이다. 

제대로 물어야 한다. 깨물어 아플 정도로 물어야 한다. 묻는 이유는 정확한 원인과 이유와 결과와 차이를 알고자 함이다. 정확히 알아야 바른 길을 갈 수 있고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경쟁의 사회를 살다 보니 질문을 잊었다.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르고 살다 보니 질문을 할 수 조차 없게 되었다. 제대로 묻지 못하면 올바른 답을 찾을 수 도, 내놓을 수 도 없다.


제대로 묻기 위해서는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해야 한다. "그때 그걸 했어야 했는데"라는 후회가 가장 뼈아픈 후회다. 과거에 그걸 안 했기에 지금의 나는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 하나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질문은 선택을 하고 실행을 하는 시작점이자 트리거이다. 즉각적인 반응과 움직임과 행동을 일으키는 단초다.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질문을 해야 하는 이유이고 바른 물음을 해야 하는 이유이며 바른 행동을 할 수 있는 이유다. 


나는 지금 나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가? 내 삶의 항해를 어떻게 해나갈지 꿈꾸는 질문은 하고 있는가? 먹고살기 바쁘고 피곤하고 지쳐서 다 치워버리고 산으로 가서 자연인으로 살고자 하는가? 평생 일만 했으니 이젠 쉬어도 좋다고? 남은 인생 뭐하며 놀고 지낼까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가치는 내가 정하는 것이다. 저울추의 기울기가 어디로 힘을 가져가게 할지는 오로지 자신에게 달렸다. 그 저울추 힘의 무게가 질문의 무게다. 쉽지 않다. 아무리 고민해도 질문의 첫 단어조차 떠오르지 않을지 모른다. 뭐하고 살지? 뭐 먹고살지? 정도의 질문 수준일지도 모른다. 질문조차 못하니 답이 제대로 나올 수 없다. 제대로 묻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정보를 수집하고 사람을 만나서 선행담을 정리해보자. 그렇게 자료와 정보들이 쌓이다 보면 정리를 하게 되고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질문과 답을 얻게 된다. 질문과 답은 메타 소스에 있다.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릴지를 가려내는 것이 질문이다. 이제 제대로 물었으면 답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ㅇ "나는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르고 살았다" https://search.daum.net/search?w=bookpage&bookId=5804501&tab=introduction&DA=LB2&q=%EB%82%98%EB%8A%94%20%EB%AC%B4%EC%97%87%EC%9D%84%20%EB%AA%A8%EB%A5%B4%EB%8A%94%EC%A7%80%EC%A1%B0%EC%B0%A8%20%EB%AA%A8%EB%A5%B4%EA%B3%A0%20%EC%82%B4%EC%95%98%EB%8B%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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