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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Apr 05. 2022

말 잘하는 비결

말을 매우 능란하게 잘하는 사람을 달변가(達辯家)라 한다. 달변가는 즉흥적인 애드리브(ad-lib)에도 강하다. extemporaneous speaker라고 한다.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 같은 방송인을 일컫는다.


달변가는 말의 앞뒤 문맥을 절묘하게 잘 맞춰 구성하는 사람이다. 애드리브라고 해서 아무 말이나 막 던지는 것이 아니라는 거다. 아재 개그라고 맥락 없이 툭툭 던지는 말은 천박하게 들릴 뿐이다. 대화중 던지는 아재 개그가 웃음을 주고 분위기를 바꾸기도 하지만 대부분 대화를 끊고 썰렁하게 만드는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결국 말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를 알고 있어야 가능하다. 문맥 있는 말을 던지기 위해서는 들리는 말의 흐름을 잡아채 문맥의 의미 속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야기의 위치정보에 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그 문맥에서는 어떠한 말로 양념을 치고 이어가면 적당할 것이라는 타이밍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달변가는 준비해야 하고 준비되어 있어야 하며 포기하지 않는 열정의 정신력이 있어야 한다. 문장의 문맥을 절묘하게 이어주는 linchpin을 읽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어려운 용어를 섞어 구사하는 사람을 말 잘한다고 하지는 않는다. 말이란 들어줄 상대방이 있어야 한다. 상대방이 공감하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말을 하면 그것은 잘하는 말이 아니다. 교만이고 오만일 뿐이며 자기 자랑일 뿐이다. 하수의 허접한 자기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말 잘하는 사람은 듣는 사람의 수준을 파악하고 그 사람의 눈높이에 맞는 단어와 문장을 구사한다. 대화란 듣는 사람의 심리학임을 달변가는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절대 자기의 수사학으로 말을 하지 않는다. 자신을 낮추고 듣는 사람의 심리를 꿰뚫는 통찰력을 겸비하는 것이 말 잘하는 사람이 갖추고 있는 덕목이다.


또한 우리는 화려한 미사여구를 현란하게 섞어 구사하는 사람을 말 잘한다고 하지는 않는다. 문맥을 치장하는 미사여구는 본질이 아니다. 미사여구는 형용사로 본질을 돋보이게 하는 화장일 뿐이다. 화려함에 속아 본질을 놓치면 안 된다. 화려한 형용사가 난무하는 대화를 하고 난 다음의 뒤끝은 허전해진다. 무언가 정신없이 대화가 오고 간 것 같은데 끝나고 나면 머릿속에 남는 것이 하나도 없다.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신독(愼獨 ; 남이 보지 않는 곳에 혼자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하여 말과 행동을 삼감)을 하며 용맹정진해야 함은 자명하다.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를 섭렵하여 이전의 정보와 비교 발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자기를 채우고 계영배처럼 흘러나갈 수 있게 해야 한다. 말은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만 구사가 가능하기에 그렇다. 그래서 독립불구(獨立不懼)하고 둔세무민(遁世無悶) 할 줄 알아야 한다. 혼자 있어도 두렵지 않고 세상과 떨어져 있어도 고민하지 않을 정도가 되어야 말을 잘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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