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hengrin Apr 06. 2022

코로나에 안 걸린 사람이 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백신 접종률을 높이고 개인 각자의 위생 및 방역 노력들이 합쳐져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이 나와도 심각하게 걱정하지 않게 되었다. 물론 사람에 따라, 백신을 맞았음에도 코로나에 걸려 목이 심하게 아프고 오한 등으로 엄청 고생하는 분들도 분명 있다. 어찌 되었던 끝까지 잘 피해 다니고 안 걸리는 게 최선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코로나에 걸려도 중증환자가 아닌 다음에야 죽을 확률이 거의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이미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에 감염되었다 격리 해제되어 멀쩡히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것을 목격한 학습효과이기도 하다.


지금은 아직까지 코로나를 잘 피해 다닌 사람이 오히려 더 걱정하고 있다. 혹시라도 걸리면 본인이 아픈 것이 문제가 아니고 일주일 자가격리해야되고 그로인해 여러가지 업무 및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더 걱정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매도 빨리 맞는 사람이 마음이 편하다'라고, 어차피 피해 가는 게 한계가 있다면 크게 아프지 않은 수준에서 코로나가 스쳐 지나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오히려 코로나에 안 걸린 사람들이 움츠러들고 소외되는 듯한 상황으로까지 몰리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다. "아직까지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으면 사회성도 없는 외톨이임을 증명하는 것"이라는 농담이 현실이 되고 있다. 코로나 걸렸다 일주일 자가 격리하고 일상에 복귀한 사람들은 오히려 행동에 활력이 있음을 눈치챌 수 있다. 아직 코로나가 다녀가지 않은 사람들은 식사 약속 잡기도 망설여지고 모임에 나가기도 껄끄러워하는데 말이다.


세상은 이제 코로나에 걸린 사람들의 활력으로 돌아가는 시간으로 바뀌고 있는 것은 아닌가?   

오늘까지 국내 총 확진자 숫자가 1,450만 명을 넘어섰고 이 숫자는 국민 4명 중 한 명은 이미 코로나에 걸렸었다는 거다. 겉으로 드러난 확인된 숫자가 이렇다. 드러나지 않은 숫자는 훨씬 클 것이라는 것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다행인 것은 총 사망자 숫자가 1만 8천 명 수준이라 치명률 0.12%에 불과하다. 치명률로 따지면 세계 최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년 넘게 백신 접종 및 방역을 잘해 온 결과이자 의료체계를 잘 활용하고 유지해온 덕분이다. 최근 감염자 숫자가 20만~50만명 대를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 설왕설래가 많지만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 숫자가 크게 늘지 않는 것을 보면 방역을 잘 해온 것임은 틀림없다.


방역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설계하는 게 맞다. 어떻게 번질지는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보수적으로 짜서 극단의 상황을 막을 수 있으면 최선이고 극단으로 안 가면 다행인 것이 방역이다. 지금까지는 전 세계적으로 집계되는 통계자료를 통해 전개 방향을 확률적으로 예측하고 대책을 맞춰나가는 정도다. 그래서 보수적으로 계획을 짜는 보건당국과 경제를 살려야 하는 경제부서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조율의 시계추가 적절히 맞춰져 가는 것이다. 상황을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코로나 발발 초기에는 방역 당국의 의견이 당연히 우세할 수밖에 없고 지금처럼 사망률이 현격히 떨어진 상황에서는 경제 당국의 의견이 우세를 보인다.


이제는 방역을 기반으로 한 경제 활성화 쪽으로 시소의 균형추가 옮겨가고 있다. 코로나가 더 이상 사람들을 가둬둘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제한할 필요도 없는 수준으로 가고 있다. 꽃들이 만개하는 바깥의 화사함이 사람들의 마음에도 들어가 웃음과 활기로 되살아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코로나 안 걸린 사람들도 덜 불안한 시간이 되었으면 금상첨화겠다.

작가의 이전글 말 잘하는 비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