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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May 03. 2022

잘생겼다고 멋진 것은 아니다

잘생겼다는 남자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다. 자기가 멋있는 줄 안다. 천만의 말씀. 잘생겼다고 멋이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잘생겼다'라는 단어가 사람에게 쓰이면 '사람의 얼굴이나 풍채가 훤하여 훌륭하다', 사물에 쓰이면 '물건의 모양이 미끈하여 보기에 좋다'라는 뜻이다. 주로 외모와 외형을 말할 때 사용하는 복합형용사다.


'멋있다'는 단어는 '눈길을 끌만큼 세련되거나 잘 어울려 조화로운 상태에 있다. 매력이나 품격이나 운치를 자아내는 상태에 있거나 참된 요소를 바탕으로 가진 상태에 있다'는 뜻이다. 


'잘생겼다'가 겉모습을 이야기한다면 '멋있다'는 겉모습보다 내면의 세련된 품격이 드러나야 쓸 수 있다. 잘생겼는데 멋을 갖추지 못하면 '기생오라비'라고 한다. 겉은 번지르한 것 같은데 속에 든 것이 없다는 뜻이다.


외모로 잘생긴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그놈 잘~생겼네"라는 소리를 듣고 자랐을 것이 틀림없다. 사실 잘생겼다는 것은 보는 사람의 관점과 시각에 따라 천차만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그저 외형으로 보기에 무난하고 크게 부조화스러운 정도가 아니면 보통 '잘생겼다'라고 해준다. 외모가 개성 있게 생겼다는 뜻을 잘생겼다는 뜻으로 의미의 통합을 한 것이다. 바로 잘생겼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들이 대부분 착각하는 부분이 이 부분이다. 진짜 잘생긴 줄 안다는 것이다.

이 착각은 연령대를 불문하고 자기 최면에 빠지게 만든다. 겉치장에 신경 쓰게 만든다. 분명 외모를 가꾸는 것이 잘생김을 보조해주는 도구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겉만 화려해지다 보면 천박해 보인다. 잘생겼는데 천박해 보이면 이보다 추한 것이 없다. 외모가 나이 들어가면서 변해간다는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잘생기긴 했지만 멋이 없는 남자만큼 추한 남자도 없다.


특히 노년에 접어든 잘생긴 남자들이 변변한 경제력을 갖지 못하고 빌빌거리면 금방 과거 행적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저 양반 젊어서 좀 노셨겠구먼. 쯧쯧"정도로 폄하받기 십상이다.


그래서 잘생긴 사람일수록 내면의 멋을 같이 장착해야 한다. 겉으로 포장한 멋은 금방 벗겨진다. 내공을 쌓아야 한다. 품격을 쌓아야 한다. 그러려면 끊임없이 공부에 매진해야 한다. 새로운 것을 계속 익히고 익힌 것은 더욱 성숙되게 반복해서 실력을 늘려야 한다. 그래서 아우라처럼 멋이 드러나야 한다.


멋은 하루아침에 화려한 옷을 입듯이 장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평생을 걸쳐 만들어야 하는 지난한 과정 속에 얻을 수 있는 과실이다. 쉽게 만들어낼 수 없기에 쉽게 포기한다. 그래서 잘생긴 사람이 멋까지 갖춘 경우가 드문 것이다. 당장 화려하고 당장 인기가 많으니 거기에 안주한다. 현재를 즐기다 보니 미래가 사라졌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얼굴에 그 사람의 인생이 담기고 표현된다. 얼굴만 봐도 어떻게 살아왔는지 대충 짐작을 할 수 있게 된다. 50대에는 자기 얼굴에 대해 자기가 책임지라고 하는 말은 그래서 설득력을 갖는다. 성형을 하고 시술을 한다고 해결될 것이 아니다. 평생 내면의 내공을 보여주는 얼굴에 수술칼로 그려내고 조작해봐야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초라하게 만든 뿐이다. 내면의 멋을 갖추지 못했는데 계속 얼굴만 잘 생겨 보여 봐야 더 추해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멋을 부려보자. 겉멋이 아닌 내공의 멋 말이다. 품격을 갖춘 나이듬의 멋 말이다. 멋의 아우라를 풀풀 풍기는 그런 나이듬, 진짜 멋지지 않은가 말이다. 지식을 통섭하여 지혜가 품격으로 드러나는 그런 멋진 사람이 되어야 되지 않겠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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