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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May 13. 2022

코로나 완화되니 오히려 체중이 늘어났다

오늘 아침 샤워 후 올라선 체중계의 숫자가 정확히 70.0kg을 표시한다. 저울에 첫발을 올리니 69.9kg에서 파르르 떨더니 훌렁 70.0으로 변한다. 허걱. 체중계에서 내려왔다 다시 한번 올라선다. 혹시 체중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해보고자 함이다. 그러나 역시 숫자는 70.0에서 변하질 않는다. 빤스라도 벗고 다시 한번 올라서 볼까? 제길 오늘 하루 물만 마시고 버텨야 하나?


요즘 가끔 체중의 앞자리에 7자가 보인다. 저울을 내려다보며 한참을 서있게 한다. 내 평생 몸무게 앞자리가 7자를 그린 경우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골프에서 7자를 그리면 좋겠지만 체중에 있어서 7자는 나에겐 넘지 않아야 할 한계치다. 물론 내가 설정해 놓은 경계선일 뿐이지만 말이다.


나름 주말이면 10km씩 조깅을 하고 골프연습장에도 내려가 1시간씩 운동을 하며 관리를 하는 편이다. 이런 덕분에 근래 20년 가까이 체중은 67~68kg을 계속 유지해왔다. 매일 아침 샤워를 하며 올라서는 체중계 숫자를 통해 감시를 게을리하지 않았던 덕분이고 조깅이 습관화되었던 덕분이다.


그러던 것이 최근 체중계에서 앞자리 7자를 보는 경우가 드문드문 나타나기 시작했다. 뭐가 문제일까?


의심할 것도 없이 먹는 양이 많아졌다는 것으로 화살을 던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 격리 완화 등으로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과의 식사 약속과 모임들이 줄줄이 달력에 적힌다. 식사 약속 자리에 가서는 상대방과 보조를 맞춰가며 먹어야 하기에 식사량을 조절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물론 술도 많지 않지만 같이 마시게 되니 에너지 섭취량이 더 늘 수밖에 없다.

지난 12월 오른쪽 갑상선 절제 수술을 하고 나서 호르몬제를 복용하느라 건강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약속 자리에서의 식사량 조절은 쉽지 않다. 수술 사실을 모르는 상대를 만나면 술 마시는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어 난감하기도 하다. 그럴 땐 목에 난 수술 흉터를 보여주며 주량은 조절하겠다고 양해를 구하기도 하지만 분위기 싸하게 하는 문제라 조심스러울 때가 더 많다.


아무튼 체중이 느는 것을 코로나 완화 이후 늘어난 식사자리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놓고 위안을 삼아 본다. 하지만 결국 체중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음은 당연히 반성할 일이다. 먹은 만큼 운동을 하지 않았기에 에너지가 쌓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운동시간을 늘리고 운동 강도도 높여야 한다. 관리하지 않으면 배불뚝이 꼰대가 된다. 내가 가장 혐오하는 외모다. 그런데 지금 내가 그 모습으로 다가가고 있다. 뱃살 줄이는 것만큼 힘든 것도 없다. 정말 체계적으로 운동하지 않으면 절대 한번 늘어난 뱃살은 줄어들지 않는다. 알면서도 안되고 알면서도 하지 못하는 것이 뱃살 줄이기다. 배에 힘을 주고 숨을 들이쉰다고 뱃살이 등 뒤로 돌아가지 않는다.


집에서 홈트레이닝을 하던, 밖에서 걷던 뛰던 무조건 에너지 소비를 위한 운동을 당장 하자. 뱃살과 비만은 인격이 아니고 질병이다. 만병의 근원이다. 싸워 이겨내야 할 철천지 원수다. 내일은 주말이다. 피곤을 핑계로 카우치맨으로 뒹굴뒹굴하기보다는 요즘처럼 화사한 날씨 만나기도 쉽지 않으니 들로 산으로 나가 에너지를 발산해보자. 하지 않으면 절대 체중은 줄어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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