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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May 25. 2022

산다는 것은 '부족'을 '만족'으로 바꾸는 일이다

세상에 완벽한 것이 있을까? 천지만물 우주원리는 완벽하게 돌아가니까 이렇게 단어를 떠올려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되는 것일까? 물질적으로는 어느 정도 가지고 있어야 완벽하다고 할 것인가?


세상사는 것은 참 묘한 것이다. 세상 어디를 둘러봐도 완벽하게 조화를 갖추고 사는 사람은 없다. 물질적으로 풍족하면 그나마 완벽에 가까울 수 있을 것 같은데 돈의 풍족함에 한계가 없다 보니 만족하며 사는 사람도 없다. 돈의 세계는 더 갖고자 하는 욕심과 욕망이 끝없이 작동된다. 돈의 세계에서는 완벽과 만족이라는 단어가 없다. 물질적 만족을 못하면 정신적 만족이라도 해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다. 그래서 끝없이 부족하지만 만족하고 있다고 최면을 걸고 사는 것이다.


삶의 상태는 결핍의 상태일 수밖에 없다. 결핍(缺乏, scarcity)은 있어야 할 것이 없거나 모자람이다. 부족함이다. 결핍의 상태는, 내가 지금 갖지 못했기에 갖고자 노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지만, 때로 결핍의 골이 깊으면 포기하고 상처를 받게 되고 트라우마가 되기도 하는 경계다. 이 결핍의 경계에 뚜렷한 선을 긋는 일이 삶의 목적이자 목표가 된다.


이 결핍의 선을 어디에 그을 것인가? 사람마다 결핍과 만족의 선은 다를 수밖에 없다. 내가 긋는 경계의 선이 기준이자 욕망이자 욕심이 된다. 선의 높이가 낮은 사람은 모자라고, 높은 사람은 만족하고 사느냐의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 각자의 높이가 다를 뿐 서로 틀린 것이 아니다. 선의 경계에 가치를 부여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선의 높이마다 각자의 가치를 지니기에 선의 높이를 가지고 비교를 하면 안 된다. 가치는 비교를 통해 드러나는 것이지만 결핍에 대한 경계의 선은 비교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핍의 경계에는 상상이 개입된다. 선망의 대상이 있으면 더 좋아 보이고 더 갖고 싶어 진다. 그러다 보니 온갖 상상이 덧입혀진다. 집착하고 몰두하게 된다. 그러나 지나치면 해커가 되고 스토커가 된다. 그 경계를 지키는 일은 그만큼 어렵다.

그래서 결핍의 경계에 대한 정의는 스스로 내려야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으로 삼는 자기 최면이 필요하다. 조금씩 조금씩 이루어내고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만족을 느끼게 되면 즐길 수 있게 된다. 부족한 상태가 얼마나 좋은지 그때서야 깨닫게 된다. 내가 갖지 못한 것을 하나씩 채워나가는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희열을 알게 된다. 그렇게 한 단계 한 단계 결핍을 채워나가는 일, 그게 바로 산다는 것이다.


결핍에 좌절하면 안 된다. 없다고 포기하면 안 된다. 신체적 영양 결핍은 비타민제를 복용하여 채워나가듯이 정신적 결핍도 채워나가면 된다. 지속적으로 새로운 공부를 하고 지식의 플랫폼을 확장하여 생각의 지평을 넓히는 과정에 익숙해야 한다. 돈이 부족한 결핍에 대해서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자책하면서 지식의 결핍에 대해서는 별로 고민하지 않는다. 돈이 부족하면 생활이 불편하지만 지식이 부족하면 생활까지 불편해지지는 않기 때문에 간과하게 되는 부분이다. 돈의 결핍을 채워나가려고 들이는 노력만큼 정신적 결핍을 채워나가는 일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결핍을 생산성 향상의 동력으로 삼는 일.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결핍을 내 힘의 원천으로 삼고 이를 채워나가고자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산다는 의미를 들이대 보자. 결핍에서 의미를 찾으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그 안이 차고 넘치는 화수분이 잠재되어 있음을 눈치채게 될 것이다. 결핍이 비어 있는 빈 공간이 아닌 채워져 있는데 내가 미처 보지 못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결핍의 공간에서 하나씩 하나씩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끄집어내는 일, 그것이 산다는 것이고 살아가는 과정이다. 나의 결핍의 공간에는 뭐가 있는지 뒤적거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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