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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May 27. 2022

Next One

Next One.


참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줄을 서 있다가 내 순번이 되었을 때 들었다면 기쁨이 되기도 하고 긴장감이 되기도 하며, 나를 지나쳐 뒷사람을 부를 때도 사용되면 좌절감을 맛보게 하는 뜻으로도 다가온다. 같은 단어를 들었는데 어떤 상황에서 들었느냐가 느낌을 좌우한다. 느낌이 달라지면 행동이 달라진다. 


Next One.


마음 안으로 끌고 들어오면 '다음번'이라는 기회를 준다. 지금은 아니고 안되었을지라도 다음번에는 반드시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다음번에도'라는 지레짐작으로 포기하게 하는 단어가 아니다. 미뤄진 것에 대한 좌절이 아니다. 또다시 할 수 있는 재기의 발판이다. 반드시 해내겠다고 하는 각오의 단어다.


Next One.


시간으로 가지고 들어오면 지금 여기 현재가 아니고 가까운 미래가 된다. 오지 않았지만 반드시 올 것이고 오면 잡을 수 있는 시간으로 바뀐다. '다음'을 외치고 나면 방법을 찾게 된다. 지금을 돌아보고 미래를 계획하고 설계하는 바탕이 된다. 그러면 '다음'은 여유로 변한다. 편안한 시간이 된다. 기다림이 된다.


Next One.

다음 기회는 항상 열려있다. 어떻게 발을 들여놓을 것인가는 전적으로 나의 의지에 달려있다. 이 의지는 내가 만들고 다듬어가는 것이다. 누가 만들어주고 이끌어주지 않는다. 너무도 자명한데 누구나 하지는 못한다. '다음'은 미래를 지칭하지만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접속사다. 접속사를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나의 미래에 대한 방향을 잡아준다.


Next One.


지금 나의 상태와 상황을 인지하게 한다. 나의 모습을 돌아보고 나의 다음 모습을 그려보게 한다. 내일의 내 모습은 어떠할지 그림을 그리게 한다. 아직 백지에 4H 연필로 윤곽만을 그렸을 수 도 있고 멍하니 백지만 바라보고 있을 수 도 있다. 이미 모두 그려놓았을 수 도 있겠지만 그것은 미래가 아니다. 오지 않았으므로 알 수 없다. 궤변으로라도 빈 캔버스에 대한 위안을 삼는다. 아직 그림은 못 그렸을지라도 수묵화 도구를 쓸 것인지, 수채화 물감을 쓸 것인지, 유화를 쓸 것인지 도구를 선택하는 일 정도는 할 수 있다.  '다음'의 그림은 그다음에 시작할 수 있다. '다음'은 어떤 표현 도구를 잡을 것인지 선택하게 하는 결정을 제공한다.


Next One.


이제 '다음'을 준비하기 위해 어떤 도구를 잡을 것인지 결정했다면 일휘소탕 혈염산하(一揮掃蕩 血染山河 ; 이순신 장군의 환도에 쓰인 검명으로 '한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산하를 물들인다'는 뜻)의 기개로 나아가야 한다. 한번 결정했으면 망설이지 말아야 한다. 거침없이 나아가야 한다. 그래서 다음 단계는 신중해야 하고 무게가 있어야 한다. 그렇게 내일을 맞이하고 다음에 맞설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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