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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Jun 08. 2022

카톡을 비롯, 세상에 공짜는 없다

카카오톡이 국민 소통 창구가 된 지 오래되었다. 다른 많은 채팅 프로그램들이 등장했다 소멸했지만 카카오톡은 굳건히 생존했다. 텔레그램과 네이버의 라인, 페이스북의 메신저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당연 카톡이다. 문자 메신저 점유율이 90%에 육박한다. 카톡 누적 가입자수는 이미 2020년에 1억 명을 넘어섰고 2021년 6월 기준 월간 사용자수도 4,500만 명을 넘는다. 사이렌의 노랫소리와 같은 공짜의 유혹이라는 미끼를 가장 잘 던졌고 사람들은 덥석 문 것이다.  모바일 세상에서 가장 편리한 소통수단이 되어버렸다. 개인적으로만 봐도 매일 카카오톡으로 보내고 받고 하는 문자들이 하루에도 수십 건이 된다. 이 정보의 흐름을 데이터 화할 수 있게 내 이메일 주소와 개인정보를 위탁 관리하도록 허락해주고 나는 공짜로 문자를 보내고 있다.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하지 않으면 모든 채팅 프로그램은 이용할 수 없다.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개인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 정보의 범주화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는가? 공짜라는 착각 속에 살고 있을 뿐이다.


나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없으니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개개인으로 흩어져 있으면 아무 쓸모없는 정보처럼 보이는 문자들을 묶고 모으고 범주화하여 빅데이터로 만들어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빅데이터는 흐름을 알 수 있게 하고 사람들의 하루 관심이 무엇인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한다. 그래서 맛집이 등장하고 멋진 뷰의 장소들이 등극한다. 그러면 거기에 기업들의 상술이 달라붙고 경제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데이터 산업은 이렇게 발전하고 각 개인들은 사용하고 메신저 프로그램의 기업에 매일 동향 보고를 하고 있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정보원인 것이다.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많은 사람들이 과거 10년도 넘은 어느 날 올렸던 사진이나 글들이 재생되어 올라올 때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겉으로는 "페이스북이 예전 추억을 이렇게 되살려주네요"라는 반응을 보이는 정도지만 속으로는 움찔한다. "이 놈들이 대체 나에 대해 어느 정도 정보를 가지고 있는 거야?"라고 되묻게 된다. 사실은 모두 내가 보냈고 내가 자랑질했던 사진과 글들이고 페이스북은 그저 데이터 베이스를 돌려 같은 날짜에 보여주는 역할만 했을 뿐이다. 내가 했지만 잊고 있다가 다시 나타나서 당황스러운 것이다.

구글 계정을 사용하는 사람은 더 놀라 자빠진다. 구글은 매달 타임라인을 업데이트해서 개인 메일로 전송을 해준다. 물론 위치 기록 사용 설정을 할 경우 보내오는 이메일이다. 이 타임라인 메일을 보면 그 달에 다녀왔던 장소를 모두 복기해서 보여준다. 심지어 걷기와 뛰기, 자동차로 이동한 거리와 시간을 보여주고 방문했던 도시, 방문한 식당까지  한 달 동안에 돌아다닌 모든 기록을 저장해 보여준다. 매달 이메일을 받을 때마다 소름이 돋을 정도다. 바람피우는 사람들 조심하시라. 당신이 어디 가서 몇 시간 있었는지 조차 다 알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나는 현대자동차 더 뉴 그랜저를 가지고 있어 블루링크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블루링크에는 현재 자동차의 위치는 물론 자동차의 상태가 모두 표시되어 있다. 현재 주유량 상태까지도 보여주고 시동을 켜고 끄고 차량 제어도 할 수 있다. 이 자동차 애플리케이션조차 내 위치정보를 연결하여 실시간으로 상태를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간혹 주차장에서 차를 어디에 세워놨을지 헷갈릴 경우 아주 유용하게 차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기도 하다.


위치 정보를 비롯한 모든 내 정보들을 내가 스스로 관련 업체에 자발적으로 넘겨주고 편의를 받고 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내가 입력하지도 않은 정보들이 내가 갔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정보로 편집되어 저장된다. 이런 정보들을 업체들이 악용하여 사용하지는 못하도록 법적으로 묶여있고 이 때문에 매달 해당 정보를 이용자들에게 메일로 보내주고 기록을 중지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내 정보가 어떻게 수집되고 사용되고 있는지 관심 없다. 이로 인해 나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거나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상 유념해야 한다. 내가 무심코 오케이 해서 넘어간 이용약관 중에는 내 개인 정보와 내 활동 영역에 대한 정보를 계속 수집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사실 이 약관에 동의하지 않으면 해당 어플이나 메신저를 사용할 수 없거나 이용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어 할 수 없이 동의하는 경우가 많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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