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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Jun 28. 2022

앞으로 가지 않으면 퇴보하는 것과 같다

산다는 것은 배워가는 과정이 아닐까? 무엇이 되었든 지금 내 앞에 펼쳐진 상황은 항상 새로운 것이다. 이 새로움을 이겨내고 버텨내는 과정이 삶의 과정이다. 배운다는 것은 그렇게 이겨내고 버텨내는 과정을 학습하고 훈련하는 총체적 현상을 말한다. 배움이 견고하고 확실할수록 생존확률을 높인다. 점점 더 안정적이 되고 편안함을 배가시키게 된다. 그 과정이 삶 속에 깊이 배어있어야 제대로 버티고 제대로 살아낼 수 있는 것이 산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살면서 배운다는 것을 멈추면 안 된다. 우리는 그저 배운다는 것을 학교 다니는 학창 시절로 끝났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나 가만히 들여다보면 매일매일을 배우고 있음에도 간과하고 있었고 무시하고 있었을 뿐이다. 더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에너지 최소화 법칙에 충실하고자 귀 닫고 눈감는 경우가 많아진다. 덜보고 덜 들어야 나의 에너지를 최소화로 적절하게 쓸 수 있다는 본능적 행동이 나도 모르게 몸으로 반응한다. 꼰대가 되어가는 과정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의식적으로 극복하지 않으면 말이다.


만나는 사람만 만나고 예전에 듣던 팝송이 그리워지면 꼰대가 되어간다는 증거다. 몸은 이미 늙어가고 있으니 새로운 것에 관심 갖고 해보지 않은 것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힘들다는 것을 몸이 스스로 알기 때문이다. 한 시간 더 자고 싶고 친구가 소주라도 한잔하자고 나오라고 하면 나가기 귀찮아서 약속이 있다고 둘러대고 만다. 점점 더 고립을 자초한다. 그렇게 뒹굴뒹굴 카우치맨이 되고 뱃살만 점점 불어난다. 화들짝 소파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이라도 할라치면 "에이 이 딴 거 한두 번 한다고 뱃살 빠지는 것도 아니고"라는 자괴감에 다시 소파에 기대 리모컨 버튼을 돌린다.


매일매일이 아니 매 시간 시간이 도전의 순간임에도 이 도전의 흥분과 짜릿함을 맛보지 못한다. 안 해봤기 때문에 그렇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아무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이 시간 이후 아니 바로 10분 뒤에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분명히 무언가 해야 할 일이 있다. 모닝커피를 한잔 하고 싶을 수도 있고 아직도 침대에 누워있다면 일어나 움직여야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커피 한잔 만드는 일에 도전해보자. 그저 커피포트에 물을 끓이고 머그잔에 무심코 커피를 한 스푼 넣을 것이 아니고 지금까지의 루틴을 깨 보자. 큰 변화를 주지 않아도 매일 마시던 브랜드의 커피와는 다른 메이커의 커피를 넣어보자. 분명 맛이 다를 것임을 안다. 그렇지만 오늘 아침은 다른 종류의 커피를 한잔 마시는 도전만으로도 나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 맛이 얼마나 간사한 것인지 알 수 있고 커피 향이 얼마나 각성을 주는지도 들여다볼 수 있다. 커피 한 잔 바꿈으로써 나의 오늘 하루 생활의 루틴을 완전히 뒤바꿀 수 도 있다.

내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한대의 확률로 펼쳐져 있는 삶을 모두 알 수는 없다. 끊임없이 공부하고 익혀나가 나에게 유용한 것들을 찾아나가야 한다. 매일매일의 삶이 도전하고 있는 과정임을 잊고 있을 뿐이다. 


가고 싶으면 가고, 하고 싶으면 시도하고 도전하라. 이것이 배우는 길이다. 학문과 골프도 마찬가지이고 사는 삶 자체도, 행위는 똑같다. 逆水行舟 不進則退(역수행주 부진즉퇴 ;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와 같아서 나아가지 않으면 그 자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퇴보하는 것)이다.


매일매일을 그렇고 그런 아무 생기 없는 무미건조한 나날로 보면 침울하고 재미없어 보인다. 하지만 지금 당장 도전해야 할 가슴 뛰는 현장으로 다가오면 매일 매시간이 즐거울 수 있다. 시간이 쌓이면서 성취감도 생기고 다시 도전할 힘도 늘어난다. 미친 듯이 사람이 보고 싶고 미친 듯이 시간에 맞서고 싶어 지도록 그래서 달려가고 부둥켜안고 내일 같이할 무언가를 서로 계획하고 싶어져야 한다. 


"나이도 들어가는데 건강도 생각하고 조심조심 살아야지 너무 무리하면 안 돼!"라는 염려는 당장 버리자. 지금 당장 하지 않고 도전하지 않으면 영원히 할 수 없고 영원히 후회하게 된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무엇을 모르고 살았는지 깨닫는 일"이다. 그래서 내가 무엇을 못하고 있었는지 아는 일이다. 그리고 하지 못했던 그것을 지금 당장 시작하는 일이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나 자신이 가장 잘 알 것이다. 거창한 도전만이 눈에 띄는 것은 아니다.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도전부터 시작해야 한다. 주말이면 와이프 대신 식사 준비를 해본다거나 세탁기라도 돌려보는 실행부터 하는 거다. 점심식사 때는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게 되고 요리 만드는 유튜브라도 뒤져보게 된다.


도전은 항상 어려운 것 같으면서도 쉬울 수 있고 쉬울 것 같으면서도 어려울 수 있다. 하고 나서 지나고 나서, 해낸 것은 쉬워질 것이고 못 이룬 것은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끊임없이 도전하고 행하는 과정이 삶의 원동력이다. 살아내고자 하는 버팀목이다. 하고 싶음을 잃으면 삶을 잃는 것과 같다. 나는 지금 무엇이 하고 싶은지 찾아보자. 모닝커피가 한 잔 마시고 싶다고? 그럼 마시러 가자. 이것이 간단한 도전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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